올해 상반기 피해구제 신청 75% 증가
학원형 연예기획사 피해자 절반 20세 미만
연예인이나 모델을 꿈꾸는 소비자에게 오디션 합격을 통보한 뒤 수백만원대 교육·관리 계약을 유도하는 이른바 '학원형 연예기획사' 관련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아동·청소년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상반기만 91건…전년보다 75% 급증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학원형 연예기획사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366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신청은 2023년 41건에서 2024년 86건, 지난해 148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91건이 접수돼 전년 같은 기간 52건보다 75.0% 늘었다.
학원형 연예기획사는 오디션이나 캐스팅 기회를 제공한다고 홍보한 뒤 연기·모델 교육과 훈련 등을 제공하고 수강료나 관리비를 받는 업체를 말한다. 문제는 일부 업체가 오디션 합격을 미끼로 고액 계약을 유도한 뒤 약속한 캐스팅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계약 해지 시 환급을 거부한다는 점이다.
"지금 안 하면 기회 넘어간다"…당일 고액 계약 재촉
실제 A씨는 지난해 1월 웹드라마 출연 모집 광고를 보고 한 업체를 찾았다. 카메라 테스트 등을 거친 뒤 1년간 소속 배우로 활동하는 계약을 맺고 컨설팅비 220만원과 연기 트레이닝비 140만원 등 총 360만원을 냈다.
업체는 당시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다른 수강생에게 기회가 넘어간다"며 당일 계약을 재촉했다. 그러나 한 달 뒤 A씨가 개인 사정으로 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업체는 프로필 촬영과 이미지 컨설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컨설팅비 220만원은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녀의 키즈 모델 활동을 위해 계약했다가 피해를 본 사례도 있었다. B씨는 2024년 8월 자녀의 모델 활동을 위해 198만원을 내고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했다.
업체는 광고와 잡지, 브랜드 촬영 등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계약 후 19개월 동안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B씨가 환급을 요구하자 업체는 담당자가 연락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답변을 피했다.
피해 절반이 20세 미만…환급 거부가 가장 많아
피해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집중됐다. 전체 피해구제 신청 366건 가운데 20세 미만이 184건으로 50.3%를 차지했다. 이어 40~64세가 86건(23.5%), 20~30대가 83건(22.7%)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 대부분은 계약 해지 과정에서 발생했다. 계약 해지 관련 분쟁은 361건으로 전체의 98.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업체가 환급을 거부한 사례가 179건(49.6%)으로 가장 많았고, 환급 지연이 90건(24.9%), 과도한 위약금 청구가 82건(22.7%)이었다.
약속했던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계약 불이행 관련 피해 79건 가운데 연기·모델 트레이닝이나 캐스팅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경우가 46건(58.2%)으로 가장 많았다. 드라마 출연이나 브랜드 모델 선발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작품이나 브랜드와 관련이 없는 등 광고·설명과 다른 사례도 24건(30.4%)에 달했다.
서울시 지원 여름방학 청소년 예체능 클래스에서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은 중학생들이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음악(댄스) 수업을 받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피해를 봐도 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았다. 전체 피해구제 신청 가운데 환급 등을 통해 합의가 성립된 사례는 172건으로 47.1%에 그쳤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원 담당자의 연락을 피하거나 자체 약관을 근거로 환급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 통보만 믿고 계약 말아야"…구두 약속은 계약서에
한국소비자원은 오디션 합격 통보만 믿고 성급하게 계약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일반 연예기획사는 연습생에게 트레이닝이나 데뷔를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 만큼, 프로필 컨설팅비나 관리비·트레이닝비 등을 요구하는 업체라면 계약 전 조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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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드라마 출연이나 광고 캐스팅 보장 등 구두로 약속한 내용은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하고, 계약 기간과 중도 해지 시 환급 기준도 확인해야 한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계약서와 영수증, 문자메시지 등 증빙자료를 확보한 뒤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상담이나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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