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점유율 48.7%…중국산 43.5%
국산 전기차 점유율 처음으로 절반 아래
여야, 中 전기차 공세에 '세엑공제' 발의
일본 생산·투자 병행 지원 정책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일본의 생산·투자 지원 방식을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성차 생산·판매량에 연동한 세액공제와 배터리 공급망의 설비투자 지원을 병행해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2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 전기 승용차 25만8284대 가운데 수입산은 13만2438대로 51.3%를 차지했다. 국산 전기 승용차 점유율은 48.7%로 떨어져 처음 절반 아래로 내려갔고, 중국산은 전체 시장의 43.5%를 차지했다. 산업통상부의 9월 자동차산업 동향에서도 국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4.5% 감소한 반면 수입 전기차는 테슬라와 BYD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41.0% 증가했다.
완성차 제외했던 정부…업계는 생산 지원 요구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생산을 직접 지원하는 생산세액공제 도입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9명은 지난 16일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내에서 적격 제품을 생산·판매하면 판매량에 연동해 소득세나 법인세를 공제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세제개편안에서 태양광·풍력,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AI)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를 지원 대상으로 정하고 전기차 완성차는 제외했다. 전기차는 국내 생산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고 구매 보조금 등 기존 지원책도 있는 만큼,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양극재 등에 세제 혜택을 주면 완성차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생산세액공제의 적용 대상을 핵심 품목 중심으로 설계하고, 재정 부담과 지원 효과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완성차 업계는 구매 보조금만으로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완성차도 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중국 업체들이 낮은 생산비용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에 직접 연계된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는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하면 완성차 공장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고용에도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정부의 움직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내달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대차 연구소를 찾아 현장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생산·판매한 제품의 물량에 따라 세금 부담을 낮춰 기업의 국내 생산을 유도하는 제도다.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과 달리 실제 생산 실적에 혜택을 연계한다는 점에서 국내 공장의 가동과 생산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생산이 늘면 부품 조달과 협력업체 생산, 지역 고용에도 파급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세액공제가 곧바로 차량 가격 인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제 규모와 적용 요건, 기업의 과세 여력, 혜택을 가격 인하나 추가 투자에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업체와의 원가 격차나 기술 경쟁력까지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일본, 완성차 세액공제와 배터리 공급망 지원 병행
제도 설계 과정에서는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2024년도 세제개편을 통해 '전략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했다. 전기차 등 전략 분야에서 생산 단계의 비용 부담이 커 민간 기업의 투자 판단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생산·판매량에 연동한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일본은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에 대당 40만엔, 경형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는 대당 20만엔을 기준으로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기업은 사업계획을 정부로부터 인증받아 최대 10년간 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적용 기간 후반부에는 공제액을 단계적으로 줄인다. 연간 공제 한도는 원칙적으로 법인세액의 40%이며, 공제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일정 요건 아래 최대 4년간 이월할 수 있다.
배터리 공급망은 별도 지원책으로 뒷받침한다. 일본 정부는 배터리와 관련 소재·부품·제조장비의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 보조금을 운용해 왔다. 즉 완성차의 생산·판매 실적에 연동한 세액공제와 배터리 공급망의 설비투자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완성차 생산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핵심 부품과 소재의 공급 능력까지 확보하려는 취지다.
국내에서도 완성차 생산세액공제와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 지원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2025년 자동차 부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래차 관련 사업 전환이나 다각화를 추진한 국내 부품기업은 6.1%에 그쳤다. 생산세액공제 혜택이 완성차 업체에 집중될 경우 부품 공급망의 전환과 고용까지 뒷받침하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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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박정규 초빙교수는 생산세액공제가 국내 생산을 지원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는 어려우니 다른 방법을 시도해 국내 생산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생산세액공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사례를 참고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일본은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관련 생산 등을 지원하고, 부품회사는 더 높은 비율로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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