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해수위, 농식품부 종합감사
신장식 의원 "관계기관서 수입란 난각번호 기준 확인 안해"

정부가 국내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가에는 사육환경 개선을 주문하면서 1200억원을 들인 수입란에는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산 계란에는 케이지 면적을 기준으로 난각번호를 부여하는데, 수입란은 별도 확인 절차 없이 해당 기준에 미달해도 국내와 동일한 난각번호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신선란.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신선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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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정부가)1219억원을 들여 수입란 1억3000여만개를 들여왔는데 동물복지를 인증한 덴마크산만 난각번호 2번을 부여하고, 나머지는 전부 4번을 찍었다"며 "수입한 계란이 실제로 4번을 표시할 수 있는 규격에 맞는 것인지, 해외 농장의 사육면적을 확인한 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난각번호는 계란 껍데기에 표시하는 사육환경번호로 산란계(알을 낳는 닭)가 어떤 환경에서 길러졌는지 구분하는 법정 표시다. 1번은 방사, 2번은 축사 내 평사, 3번은 개선 케이지(0.075㎡), 4번은 기존 케이지(마리당 0.05㎡)에서 사육한 닭이 낳은 계란에 부여한다. 앞서 농식품부는 2017년 발생한 살충제 달걀 파동을 계기로 산란계의 적정 사육면적을 기존 마리당 0.05㎡에서 0.075㎡로 1.5배 확대하는 내용으로 축산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기존 농가에 시설 개보수를 위한 유예기간을 부여한 뒤 내년 9월부터는 시중에 0.05㎡에서 사육한 4번란이 유통되지 않도록 난각번호에서 삭제할 방침이다.


"국산은 깐깐하게, 수입산은 프리패스?"…1200억 들인 계란에 드러난 '빈틈' 원본보기 아이콘

이처럼 국내 지침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작 수입란에는 이 같은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난각번호가 부여됐다는 지적이다. 신 의원이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들여온 수입 신선란은 1억3324만개로, 관련 예산에 축산발전기금 1219억3100만원이 책정됐다. 미국 15곳, 브라질·태국 각 1곳 등 식약처가 제출한 해외 작업장 17곳에서 들여온 계란에는 모두 사육환경번호 4번이 표시됐다.

이 가운데 미국 계란생산자단체(United Egg Producers·UEP)의 '2025 케이지 사육 지침'에는 백색 산란계의 마리당 최소 사용면적을 약 0.043㎡), 갈색 산란계는 약 0.049㎡로 정하고 있다. UEP에 따르면 미국 계란의 90% 이상이 이 인증 프로그램 아래 생산된다. 정부가 수입한 미국산은 구매계약상 백색란으로 4번을 부여할 수 있는 국내 기준인 0.05㎡에 미달한다. 그런데 식약처나 aT, 농식품부 등 관계 기관 어디에도 현지 사육방식과 사육면적 기준을 확인한 자료가 없다는 것이 신 의원의 주장이다.


신 의원은 "국내 농가에는 계란 안전을 이유로 마리당 0.075㎡ 기준으로 사육면적 전환을 요구하면서, 정작 국민 세금으로 들여온 수입란은 실제 사육환경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며 "미국 업계 인증기준만 봐도 0.05㎡ 미만의 사육환경이 가능한 만큼, 정부는 실제 수입 농장이 4번 기준을 충족하는지부터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장은 "15년 전 오늘 날짜를 기준으로 산지 특란 가격이 판당 4710원이고, 현재 가격은 4800원 수준으로 비슷하다"며 "국산 계란은 정부의 철저한 관리로 항생제를 쓰지 않고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면서 현재 태국의 산지 가격인 5100원보다 낮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계란이 부족하다면 수입을 할 수 있겠지만 국내에서 먼저 해결책을 찾은 뒤 불가피한 경우에만 수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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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입란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며 축산법에 따라 사육환경번호를 표시하는 문제와는 별개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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