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월세만 150만원, 전 계층 불만 폭발할 수밖에"…경제난에 분노한 프랑스
교육 환경 개선 촉구하던 고교생 시위
물가·공공서비스 문제 맞물려 전 계층 확산
프랑스에서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물가 상승과 공공서비스 문제에 대한 불만으로 번지며 전 계층 참여로 격화하고 있다. 파리에서 거주 중인 한 한국인은 월세와 외식비, 대중교통 요금 등 생활비 부담이 커졌다면서, 이번 시위가 학생들의 항의를 넘어 사회 전반의 불만이 표출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파리에 6년 동안 거주 중인 한국인 왕준경씨는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처음에는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는 고등학생들의 움직임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물가 상승이나 공공서비스 문제에 불만을 가진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리로 나와서 시위하고 있다는 게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월세 150만원에 맥주 한 잔 2만원…커지는 생활비 부담
왕씨가 꼽은 대표적인 부담은 주거비다. 약 10평 규모 원룸에 사는 그는 월세로 1000유로, 한화 약 150만원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 규모에 따라 약 8평은 800유로, 10평이 넘는 투룸은 1200유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후 월급이 2000유로라면 월세로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왕씨는 "월급이 세후 2000유로 정도라고 하면 월세로만 거의 절반 가까이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비도 만만치 않다. 왕씨는 파리에서 맥주 500㏄ 한 잔 가격이 장소에 따라 한화 약 9000원에서 2만원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체감하는 생활비가 많이 올랐다고 느낀다"며 비싼 곳에서는 맥주 한 잔에 2만원 가까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 요금도 올랐다. 파리의 월 정기권인 나비고는 2022년 75유로에서 90유로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인상됐다. 왕씨는 "내년에는 3유로 정도 더 올려서 93유로까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 처음 왔을 당시인 코로나19 확산 시기 무렵부터 경제 상황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자주 들었다고 전했다.
의료진·경찰·소방관까지…곳곳서 처우 개선 요구
이번 시위는 교육 현장의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공공서비스 분야의 인력난과 근무 환경 문제까지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는 게 왕씨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사가 부족하고 의료 종사자들도 인력과 근무 환경 문제를 제기한다"며 "9월에 경찰관들과 소방관들 처우 개선 및 인력 확충을 요구하는 시위도 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의 상황도 전했다. 왕씨는 관련 보도를 통해 접한 사례라며, 담임교사가 병가로 출근하지 못했지만 대체 교사가 없어 학생들이 등교한 뒤 교실에 앉아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의 복지 체계와 관련해 "복지를 많이 의식하다 보니까 조금씩 다른 곳에서 좀먹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재정에서 복지에 투입하는 비용이 큰 가운데 각 분야에서 쌓인 불만이 시위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지에서 생활하며 느낀 자신의 견해라고 밝혔다.
일부 지역 야간 통행금지…약탈·방화에 시민들 우려
시위가 이어지면서 현지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왕씨는 한국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통행금지와 관련해 걱정하는 연락을 많이 받았지만 실제로는 파리 전체가 아니라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등 일부 지역에서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 행위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왕씨는 "부티크들을 부수고 털어서 가져간다거나, 파리는 자전거를 굉장히 많이 이용하는 도시인데 자전거를 다 불태우고 그걸로 길을 막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들을 많이 하더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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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위가 장기화하자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약탈 등 폭력 사태가 많아지자 24일(현지시간)에는 군 병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지까지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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