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쿠팡 계열사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감독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을 적발했다. 합의금 지급이나 관리자 면담 등을 통해 노동자의 산업재해 요양 신청을 취하하게 한 정황도 확인해 수사에 착수했다.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의 산재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는 당시 쿠팡 대표이사의 부적절한 지시도 확인됐다.


노동부는 22일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 등 쿠팡 계열사에 대한 산업안전 및 근로기준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105곳을 점검해 위반 205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61건은 사법처리하고 144건은 총 19억6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쿠팡Inc가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여파로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2분기 8천350억원(5억5천6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4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사진은 5일 서울 광진구 쿠팡 앞. 연합뉴스

쿠팡Inc가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여파로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2분기 8천350억원(5억5천6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4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사진은 5일 서울 광진구 쿠팡 앞.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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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위반 사항은 컨베이어 방호조치 미비, 지게차와 노동자의 접촉 방지 조치 미실시, 야간노동 등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휴게시설 관리 부실 등이다. 특히 컨베이어 비상정지장치와 덮개를 설치하지 않거나 차량 작업구역에서 노동자와 차량의 접촉을 막는 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 등 59건은 범죄인지 후 수사할 계획이다.

산재 발생 사실을 숨기거나 보고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노동부는 합의금 지급 등으로 산재 요양 신청을 취하하게 한 사례와 관리자 면담을 통해 신청을 취하하게 하고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를 확인해 범죄인지 후 수사에 착수했다.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했는데도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거나 늦게 제출한 사례 25건에 대해서는 약 1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노동자 건강 보호를 위한 작업환경 개선 권고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쿠팡 계열사는 차량과 작업자 동선 분리, 물품분류 자동화 설비 도입, 심리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 일부 권고를 이행했지만, 소분류와 상차 작업환경 개선, 프레시백 교체, 현행 3회전 배송 방식 개선 등은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노동강도와 작업시간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근로기준 분야에서는 성과향상프로그램(PIP) 운영과 퇴사자 명단 작성, 불법파견 의혹을 조사했다. 쿠팡이 PIP 대상자를 선정해 운영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이를 통해 노동자를 해고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PIP의 대상과 교육 내용, 기간 등 주요 사항을 취업규칙에 작성·신고하지 않아 시정지시와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됐다. 노동부는 대상자 선정 기준과 목표, 운영 기간을 구체화하고 단계별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퇴사자 명단을 채용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해당 명단을 다른 회사에 공유해 취업을 방해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은 인정되지 않았다. 불법파견 의혹 역시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가 각각 소속 노동자에게 노선 배정과 업무 배치 등을 지시하고 배송 상품도 구분돼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인정되지 않았다.

쿠팡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앱에서 9일 자정께부터 접속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가운데 이날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쿠팡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앱에서 9일 자정께부터 접속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가운데 이날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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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 남기지 말라' 지시…산재 은폐 의혹 수사

2020년 10월 쿠팡풀필먼트 대구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 고 장모씨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수사에서는 당시 쿠팡 대표이사의 부적절한 지시가 확인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당시 대표이사는 메신저에서 고인에 대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쿠팡 관계자 등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고인의 물 마시기, 화장실 이용, 대기, 대화 등의 시간을 분류해 정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언론에서 고인의 사망을 과로사로 보도하자 쿠팡 뉴스룸에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다는 취지의 반박 글을 게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유족급여 신청을 위한 근로복지공단 조사 과정에서는 처음에 고인의 모습이 담기지 않은 CCTV를 제출했다가 이후 추가 제출한 영상에서 고인이 확인됐으며, 관계자가 근무환경에 대해 CCTV 내용과 다른 진술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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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노동부는 공소시효가 지난 점 등을 고려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해당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제기된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재 은폐와 미보고가 노동자의 치료와 보상을 막고 재해 원인 분석과 위험요인 개선을 어렵게 한다며 쿠팡에 재발 방지와 노동자의 생명·건강을 존중하는 경영방침 확립을 촉구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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