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지방선거 앞두고 규제책 논의

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이 도쿄도 등 대도시권의 아파트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단기 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 실수요자의 부담을 완화해 젊은 층 표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자민당 주택토지·도시정책조사회는 전날 도쿄 지요다구 구청장, 대학 교수, 업계 관계자 등을 초청해 주택시장에 관련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회의 내용을 토대로 부동산 가격 급등 억제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핵심 정책으로는 1998년부터 적용이 중단된 '토지 양도익 중과제도'를 부활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시마 미도리 의원은 전날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제도를 재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는 개인이 5년 이하 보유한 토지를 양도해 얻은 특정 소득에 52%의 세율을 적용하고, 법인에는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에 5~10%의 세금을 추가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15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일본)=EPA 연합뉴스.

지난 15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일본)=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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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973년 투기성 토지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버블경제 붕괴 이후인 1998년부터는 적용을 중단했다. 현재는 부동산 구입 후 5년 이내 처분하면 이때 발생한 소득을 '단기 양도 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단기 양도 소득의 경우 세율은 40%로, 이는 5년 넘게 장기보유했을 때의 '장기 양도소득' 세율의 2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에서는 현행 세율만으로 투기성 거래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도쿄 23구를 중심으로 한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회계연도(2025년4월~2026년 3월) 도쿄 23구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3784만엔(11억5752만원)으로 전년 대비 18.5%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도쿄도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678만엔(5693만원)에 그쳐, 실수요자들이 근로소득으로만은 주택 구매를 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자민당이 부동산 규제 논의에 나선 것은 내년 4월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표심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도쿄 23개 구 가운데 22개 구에서 구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주택 구입 시기에 맞물린 청장년층, 자녀 양육 가구의 표심 확보에 나선 것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로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에 뛰어들었다. 국민민주당은 지난 20일 발표한 물가 대책에 공영주택 임대료 부담 경감 방안을 포함했다. 공명당도 도쿄도가 민관 공동 펀드를 만들어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한 사례를 언급하며 추가 주거 지원 정책을 예고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제할 경우 금융시장에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일본 지방은행의 부동산 대출이 도쿄 도심에 집중돼 있어, 집값이 규제로 급격히 하락할 경우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민당 세제조사회 고위 관계자도 닛케이에 "지방 은행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전국 지방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가운데 약 4분의 1이 도쿄 도심 5개 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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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결국 규제와 함께 공급 확대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나카 오사무 다이이치생명자산운용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가격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 부족에 있다"며 "투기성 거래 억제와 공급 확대 정책을 함께 시행하지 않으면 가격 하락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닛케이에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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