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인상효과 확인…취약차주 여파 등 점검
시장선 "긴축기조 유지…다음인상 11월" 전망
금통위 "올 성장률 기존전망(3.3%) 상당폭 웃돌 것"
"물가, 비용압력 전이+수요측 압력…상당기간 목표 상회"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전원 일치 결정이다.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되, 지난 7·8월 백투백(연속) 인상에 따른 파급 영향을 점검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해 성장률과 내년 물가가 지난 8월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언급 등 추가 인상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달 숨 고르기 후 11월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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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통방)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다. 앞서 아시아경제가 국내 및 외국계 경제연구소·증권사·은행 등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13명 중 12명(92.3%)이 이달 금리 3.00%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숨 고르기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선 7·8월 연속 인상이 '가래로 막을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호미로 미리 막는' 선제적 조치였다는 점에서, 이달 통화정책의 여유가 확보돼 취약차주 여파 등을 점검할 시간이 확보됐는 평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20원 중반 선까지 하락한 점 등도 이달 인상 명분을 약화시켰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26.3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됐다. 금통위는 이날 통방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로 '호미'(선제 인상)가 필요한 시기로 11월을 꼽았다. 근거는 반도체 수출 효과가 불러온 높은 성장세와 물가 상방 압력이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내외 금리차 축소 역시 고려 대상이라는 평가다. 현재 미국(상단 4.00%)과의 금리차는 1.00%포인트다.


금통위는 이날 "올해 및 내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각각 3.3%, 2.9%)를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효과 등의 영향이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는 2792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96억7000만달러)의 4배에 달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고 3.6%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 우려도 여전히 짙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 유가 고공행진 여파와, 반도체 효과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이 유발하는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는 높아진 비용압력의 전이가 지속되고 수요측 압력도 점차 커지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2.0%)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각각 2.7%, 2.5%)에 대체로 부합하겠으나,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2.3%, 2.5%)를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은 물가 타깃을 2% 전후로 잡는데 물가 상승률이 올라있는 건 현실이고, 중동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라 유가 역시 안정되지 않았다"며 "미국과의 금리차 문제도 있기 때문에 11월 추가로 올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선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8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으나,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 등의 오름세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주춤했던 가계대출도 이달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최종금리가 현 수준에서 0.25%포인트(25bp)씩 두 번 더 올라간 3.5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금리를 4.00%까지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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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칠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잠재성장률과 물가, 그 외 변수를 고려해 명목 자연이자율을 계산한다면, 물가 상승을 방어하고 잠재성장률을 훼손하지 않는 균형 이자율은 쉽게 생각해도 4%가 넘어간다"며 "실제 올리는 건 미국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최상단은 4%까지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성장 호조와 한은의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우려, 선제 금융안정 조치 선호,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11월 추가 인상을 통해 통화 긴축을 지속하되, 취약 부문은 재정정책을 통해 선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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