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특별감찰관 임명 수순…10년 멈춘 '권력 감시' 재가동
국회, 최길수 인청보고서 채택 예정
대통령 주변 감시 체계 복원
독립성·실효성 확보 과제 남아
靑, '제미나이 의존 국정' 보도엔 정면 반박
10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특별감찰관이 부활을 앞두고 있다. 국회가 22일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 절차도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유명무실해진 대통령 주변의 감시 체계를 복원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실효성 확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공소청 국정감사 도중 전체회의를 열어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여야는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지난달 18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보고서가 채택되면 이 대통령은 최 후보자를 정식 임명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감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법사위에서 최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라며 "10년1개월만에 공백이 해소된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 참모의 비위를 감찰하는 독립적 감시 기구다. 2014년 법률 제정 이후 2015년 3월 박근혜 정부에서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하다 2016년 9월 사퇴한 이후 후임자는 임명되지 않았다.
장기 공백의 배경에는 정권을 막론하고 반복된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여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우선시한 반면, 야당은 공수처와 특별감찰관의 역할이 다르다며 임명을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계하면서 민주당과 충돌했다. 정권 핵심부를 감시해야 할 제도가 여야 간 정치적 거래에 묶여 정작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절차가 순탄치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임명 추진을 지시했고, 올해 4월 국회에 후보 추천 절차 개시를 요청했다. 국회가 지난 8월20일 후보 3명을 추천하자 이 대통령은 나흘 뒤 민주당 추천 인사인 최 변호사를 지명했다. 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야당인 바른미래당이 추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여야의 이견으로 보고서 채택이 지연됐다. 민주당은 야당의 비협조를, 국민의힘은 여당의 소극적인 처리 태도를 문제 삼았다.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 절차를 요청한 지 6개월 만에 마지막 관문을 넘게 된 셈이다.
특별감찰관의 복원은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대한 사후 수사뿐 아니라 사전 예방 장치를 되살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청와대는 최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모든 권력은 제도적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검찰 특수·감찰 분야를 두루 거친 최 후보자가 실제로 성역 없는 감찰을 수행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다만 감찰 범위를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감찰을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개입 의혹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법상 수석비서관급 미만 참모나 전임 정부 관계자에 대한 직접 감찰에는 법적 제약이 있다.
한편 청와대는 최근 불거진 이 대통령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 논란에 대해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는 것은 AI한테 물어봐도 확인되는 분명한 팩트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마치 생성형 AI에게 물어보고 국정운영 근거로 내세웠다고 보도하는 게 사실에 부합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이 수사 지휘 가능성을 우려한 보도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스럽고 왜곡된 기사"라며 "수사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며 "정부조직법 제11조 부정하는 공소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썼다. 이후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국정을 AI에 묻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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