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 차단할 리더십 절실”…‘李공소취소’ 뇌관 안은 검찰총장 4파전
초대 공소청장 4파전, 검찰 내부 세평은
이정현 ‘안정’·이진수 ‘치밀’
박철우 ‘강단’·성상헌 ‘내부 신망’ 강점
李 공소취소 대처가 최대 관건
초대 공소청장(검찰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국민 천거 절차가 21일 마무리되면서 1년 3개월간 이어진 수장 공백 사태가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이정현 공소청 차장(사법연수원 27기), 이진수 법무부 차관(29기),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30기), 성상헌 서울남부지방공소청장(30기) 등 4인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후보군 중 최고 선임인 이 차장이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대검 공공수사부장·기획조정부장, 수원고검장 등을 거친 이 차장은 형사법제와 감찰·조직기획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차장에서 총장으로 이어지는 업무 연속성과 전환기 조직을 추스를 안정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재직 시절 연구계획서 미제출 등으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불복 소송 1심에서 패소한 전력이나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시절 이른바 '독직폭행 사건' 당시 보여준 강성 스타일은 검찰 내부에서 약점으로 거론된다. 최대 현안인 공소취소 발언 관련한 정무적 대응도 지적된다. 이 차장은 지난달 첫 출근길 약식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관련 질의가 나오자 "공소취소는 진상조사단 결과를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한 검사장은 "조직 안착이 최우선이라는 원론적 입장으로 갈음했어야 할 사안을 스스로 공론화해 정무적 감각에 아쉬움이 컸다"며 "외압을 차단할 수 있냐는 일선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차관은 업무 장악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보고서 한줄 한줄 자로 대고 살필 만큼 치밀하고 꼼꼼한 스타일로, 법무부의 검찰 실무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서울남부지검 2차장 시절, 최종 기소를 앞두고 담당 부장검사도 발견하지 못한 금융사건의 법리적 맹점을 짚어내 불구속 대상자까지 추가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일화가 유명하다. 실무 전반을 세세하게 직접 챙기는 완벽주의적 성향 탓에 위임과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목된다. 과거 일선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불렀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검 반부패부장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지낸 박 청장은 후보군 중 유일한 정통 특수통이다.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는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관련해 "검토하거나 상급기관과 협의한 사실이 없다. 여느 사건과 다를 바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어 일선으로부터 "원칙과 강단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 청장 역시 과거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의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있다. 일선 부장검사는 "당시 항소 포기 경위에 대한 명확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의를 제기했던 후배 검사들과 충돌이 있었다"며 "국정감사에서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의구심은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했다.
성 청장은 인사·조직 관리와 기획은 물론 금융·증권 범죄 수사 경험까지 두루 갖춘 인물로 꼽힌다.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인권감독과장, 대전지검장,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을 역임해 조직 재정비와 인력 운용에 필요한 행정 역량을 갖췄다는 평이다. 2014년 2월 남부지검에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처음 들어섰을 당시 초기 멤버로 발령받아 수석검사로서 1년간 검사와 수사관을 이끌어 '원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원만한 성품과 안정적인 업무 스타일로 현 정부 첫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중용되기도 했다. 다만 이전 윤석열 정부에서도 서울동부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 1차장, 대검 기조부장 등 핵심 요직을 연이어 거친 이력이 있어 임명권자의 판단이나 기수 역전 폭 등을 고려할 때 최종 발탁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검찰 안팎에선 차기 수장 인선이 향후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국면과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미래위 조사에서도 기존 수사 과정에 특별한 하자가 없다는 기류인데, 명분 없이 공소취소 논의가 앞세워진다면 일선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원칙대로 중심을 잡아줄 수장에 대한 갈증이 크다"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잔액이 부족합니다" 안내에도 그냥 탑승…외국인 무임승차 목격담 '속출'
공소청 시대 검찰총장의 위상과 역할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도 감지된다. 한 고위 검찰 간부는 "과거에는 중요 수사의 진퇴를 결단하는 수장으로서 총장의 역할이 막중했으나, 수사권이 배제되고 송치 사건의 기소 여부만 판단하는 공소청 체제에서는 총장이 결단을 내릴 영역 자체가 줄어들었다"며 "정치적 외압을 막아낼 확고한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굳이 과거와 같은 총장 직제가 필요하겠느냐"고 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