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버려진 페트병에서 얻은 성분을 고부가가치 화학원료로 바꾸는 전환 촉매가 개발됐다. 표면분석 장비로 촉매 표면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탄소 간 결합이 끊어지는 원리를 규명함으로써 폐플라스틱을 자원화하는 촉매의 정밀 설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AI 생성 이미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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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진종성 박사 연구팀이 경상국립대 최명룡 교수, 국립타이완과학기술대 장즈창(Jyh-Chiang Jiang) 교수 연구팀과 폐페트병에서 얻은 성분을 포름산염으로 전환하는 촉매를 개발,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폐페트병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면 플라스틱을 만들 때 사용하는 원료인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 얻을 수 있다. 테레프탈산은 페트병과 폴리에스터 섬유 등을 만들 때, 에틸렌글리콜은 페트병과 폴리에스터 섬유 등을 만들 때 각각 사용하는 화학원료다.


단 테레프탈산은 다시 플라스틱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에틸렌글리콜은 물과 잘 섞이는 데다 끓는점이 높아 분리·회수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런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에틸렌글리콜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고부가가치 화학원료인 포름산염으로 전환해 폐페트병의 자원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안했다.


얇은 판 형태의 산화니켈(NiO) 표면에 루테늄(Ru) 원자를 하나씩 고정한 '단일원자 촉매'를 개발한 후 이산화탄소 레이저로 10분 안팎 쪼이는 방식으로 촉매를 제작, 산화니켈과 루테늄이 맞닿는 부분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선 KBSI 영남권센터에 구축된 연구장비 '하이브리드 이차이온질량분석기(Hybrid SIMS)'가 활용됐다. 이 장비는 촉매 표면에 존재하는 물질의 종류와 분포를 정밀 분석하고, 반응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물질을 확인하는 데 쓰였다.


또 분석 결과와 이론 계산을 종합해 에틸렌글리콜에서 수소가 차례로 떨어지고, 탄소와 탄소 간 결합이 끊어지면서 포름산염이 생성되는 반응 경로를 규명했다. 이때 루테늄과 산화니켈이 맞닿은 부분이 중간물질을 안정적으로 붙잡아 포름산염 생성을 촉진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포름산염 전환 실험에서 패러데이 효율 86.37%를 기록했다. 이는 반응에 사용된 전하의 86%가량이 포름산염을 만드는 데 쓰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촉매는 폐페트병 분해 용액을 사용한 실험에서도 25시간씩 12회, 총 300시간 동안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KBSI의 촉매 표면 정밀 분석 역량과 경상국립대의 촉매 개발·성능 평가 역량, 대만 연구팀의 이론 계산 능력을 결합해 얻은 결과물로 첨단 연구인프라와 대학의 연구 역량을 우수 연구 성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진종성 KBSI 책임연구원은 "촉매 표면의 반응 중간물질을 분석해 에틸렌글리콜이 포름산염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설명할 근거를 확보했다"며 "KBSI는 앞으로 다양한 친환경 촉매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 설계 방향을 제시하는 데 같은 분석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최명룡 경상국립대 교수는 "이산화탄소 레이저로 루테늄 단일원자가 안정적으로 고정된 촉매를 제조하고, 첨단 표면분석과 이론 계산을 통해 선택적 반응이 일어나는 원리를 규명한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며 "폐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화학원료로 전환하는 고효율 자원화 촉매를 개발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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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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