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직원, 폭도들 폭행에도 홀로 매장 지켜
휴무일에 동료 연락받고 달려와
드래곤볼 포스터와 함께 화제

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와 교육 여건 악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약탈범들의 폭행에도 홀로 매장을 지키려 한 직원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인기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 손오공 포스터 옆에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그를 '니스의 손오공'이라고 부르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프랑스에서 대규모 시위로 인한 매장 약탈이 이뤄지는 가운데 매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화제라고 소개했다. 주인공은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의 비디오게임 전문 체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 피에르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피에르가 깨진 매장 유리창 앞에서 침입을 시도하는 사람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피에르가 몸을 돌린 순간 뒤에서 발로 차 넘어뜨렸다.SNS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피에르가 깨진 매장 유리창 앞에서 침입을 시도하는 사람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피에르가 몸을 돌린 순간 뒤에서 발로 차 넘어뜨렸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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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 17일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던 중 발생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와 약탈범들이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거나 시설물을 부수면서 니스 도심도 큰 혼란에 빠졌다. 당시 휴무일이었던 피에르는 동료로부터 시위 참가자 일부가 매장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매장 유리창이 깨지고 약탈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피에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사람들이 웃으며 매장을 파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깨진 유리창을 통해 매장으로 들어가 내부에 있던 약탈범들을 밖으로 몰아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험악해졌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피에르가 깨진 매장 유리창 앞에서 침입을 시도하는 사람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피에르가 몸을 돌린 순간 뒤에서 발로 차 넘어뜨렸다. 주변에서는 조롱과 환호가 터져 나왔고, 일부는 쓰러진 피에르를 향해 물건을 던졌다. 피에르는 다시 일어나 매장 앞을 지켰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아내가 군중과 피에르 사이를 가로막기도 했다. 피에르는 돌과 과일 등이 날아오는 상황에서도 아내를 먼저 피신시킨 뒤 오랜 시간 현장에 남아 추가 침입을 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피에르 바로 옆에 세워진 손오공 포스터였다.


게임 '드래곤볼 파이터즈' 홍보용으로 설치된 손오공 포스터와 피에르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영화 속 영웅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피에르는 어린 시절부터 드래곤볼을 비롯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으며, 해당 게임을 좋아해 포스터를 계속 매장에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피에르가 깨진 매장 유리창 앞에서 침입을 시도하는 사람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피에르가 몸을 돌린 순간 뒤에서 발로 차 넘어뜨렸다. SNS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피에르가 깨진 매장 유리창 앞에서 침입을 시도하는 사람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피에르가 몸을 돌린 순간 뒤에서 발로 차 넘어뜨렸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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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의 모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고, '프랑스의 손오공'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피에르의 저항에도 매장은 결국 약탈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행동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 아니라 매장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순간적으로 나온 행동이었다고 털어놨다.

사건 이후 피에르를 향한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는 폭력에 굴하지 않고 매장을 지킨 그의 행동을 용기 있는 모습으로 평가하는 반응이 확산했다. 일본 온라인에서는 그를 친근하게 '오타쿠 형님'이라는 뜻의 별명으로 부르며 응원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피에르는 전 세계에서 쏟아진 응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평화적인 시위와 약탈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위 자체는 임금 인상과 생활비 부담 완화,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정당한 사회운동이지만 일부 약탈범들이 혼란을 틈타 폭력을 저지르면서 시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17일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진 이후 방화와 약탈이 잇따라 발생했다. 대부분의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복면을 쓴 폭도들이 상점을 습격하고 경찰과 충돌했다.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파리와 마르세유, 니스, 보르도, 릴 등 주요 도시에서 명품 매장과 슈퍼마켓, 전자제품 판매점, 의류 매장 등이 약탈 피해를 봤다. 일부 약탈범들은 매장 보안 카메라를 무력화한 뒤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상품을 훔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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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는 켄조와 셀린느 등 명품 매장이 약탈당했으며, 릴에서는 애플 매장이 피해를 봤다. 마르세유에서는 에르메스 매장이 공격받았고, 리옹에서는 관광안내소에 불이 났다. 약탈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경찰의 대응이 늦었다는 불만도 나왔다. 프랑스 정부는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과 약탈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현장 진압과 함께 약탈 및 방화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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