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남성, 복권 사진으로 당첨금 청구
1·2심 모두 패소, 소송 비용만 417만원
운영사·법원 "사진으론 당첨금 못 줘"

복권을 잃어버린 말레이시아 남성이 당첨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며 약 6000만원 당첨금을 요구했으나, 항소심에서도 졌다.


"사진 있다" vs "실물 필수"…3년 넘은 법정 공방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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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 등에 따르면 셀랑고르주 샤알람 고등법원은 사업가 M. 마헨드라바르만 씨가 복권 수탁사업자 '팬 말레이시안 풀스(Pan Malaysian Pools)'를 상대로 낸 당첨금 지급 청구 소송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을 맡은 샤알람 지방법원도 지난해 12월 초 원고가 당첨금을 받을 권리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복권사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판단을 유지하면서, 마헨드라바르만 씨는 1심 소송비용 1만링깃(약 320만원)에 항소심 소송비용 3000링깃(약 97만원)까지 물게 됐다.


그가 복권을 산 것은 지난 202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한 복권 판매점에서 30링깃(약 9700원)을 내고 숫자 '1515'와 '1010'이 적힌 복권을 샀다. 이 복권은 18만 5671링깃(약 6020만원)에 당첨됐는데,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실물 복권을 잃어버렸다.

다만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은 복권 사진 한 장을 갖고 있었다. 그는 그해 5월 16일 현지 경찰에 분실 신고를 한 뒤 사진과 신고 접수증을 들고 복권 운영사를 찾았다. 그러나 업체는 "원본 실물 복권이 없으면 규정상 당첨금을 내줄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고, 사건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재판에서 마헨드라바르만 씨 측은 "사진 속 복권의 일련번호와 경찰 분실 신고서의 번호가 일치한다는 점을 복권사 측 증인도 인정했다"며 "실물 복권을 소지하고 나타나 당첨금을 가로채거나 중복으로 청구한 제삼자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복권 운영사 측은 "위·변조 사기나 중복 지급 등의 부작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유가증권 성격의 실물 복권 제출은 필수적"이라고 맞섰다.


소송은 3년 넘게 이어졌다. 마헨드라바르만 씨의 변호인은 판결 직후 연방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는 앱 등록 시 기한 당일에 자동 지급

과거 베트남에서는 실물 복권을 도난당한 뒤 당첨금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5년 9월 베트남 다낭의 한 여성은 1억동(약 520만원)짜리 당첨 복권 2장을 복권사에서 확인받았지만, 현금이 부족하니 다음 날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그날 복권이 든 지갑을 도난당했다. 복권사는 복권이 온전해야 효력이 있다며 지급을 거부했으나, 현지 법원은 양측 모두에 과실이 있다고 보고 당첨금 절반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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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경우 동행복권이 '미수령 당첨금 자동 지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복권을 앱에 등록해 두면 지급기한 전날까지 실물로 찾아가지 않은 당첨금을 기한 당일 등록 정보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세탁 등으로 실물 복권이 훼손된 경우에도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동행복권은 "이 서비스는 실물 복권을 대신하지는 않는다"며 복권을 잃어버려 다른 사람이 먼저 당첨금을 받아 가면 추가 지급은 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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