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은 예상 웃돌았지만
매출 증가율은 3년 새 최저
한국도 성공 사례로 언급
투자 단서는 내년 1월 실적 전망
넷플릭스는 감원과 수장 교체에도 전략 전환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적에선 성장 둔화가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이익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분기 매출 증가율은 최근 3년 새 가장 낮았다. 경영진은 성장을 끌어올리려면 시청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 숙제를 푸는 방식에 따라 한국 콘텐츠의 입지는 달라질 수 있다.
3분기 매출은 128억7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주당순이익도 예상을 넘어섰다. 넷플릭스는 영업이익이 자체 전망을 웃돈 주된 이유로 비용이 집행된 시기가 계획과 달랐던 점을 들었다. 소폭 높게 나온 매출도 이유로 꼽았다.
비용 집행 시기의 차이가 있는 만큼 본업의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4분기 전망에서 성장 속도의 반등도 보이지 않는다. 매출 전망이 134억4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에 못 미치고, 증가율도 3분기와 비슷한 약 12%다. 지난해 4분기(17.6%)보다 낮다.
넷플릭스는 올해 광고 매출 전망을 약 30억 달러에서 약 27억 달러로 낮췄다. 일부 광고 상품의 출시와 파트너사 연동이 늦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레그 피터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공격적으로 잡은 목표에 조금 뒤처져 있다"면서도 광고 매출이 80% 이상 늘고 있다고 했다. 수요 부진보다 상품 준비의 문제로 읽힌다. 다만 시청 시간의 증가가 더디면 광고 판매에는 부담이 된다.
전략 전환은 없다지만
넷플릭스가 전략 전환을 부인한 배경에는 앞서 단행한 감원과 수장 교체가 있다. 넷플릭스는 14일 직원의 약 6%인 1000명을 감원했고, 이튿날 벨라 바자리아 최고콘텐츠책임자(CCO)의 퇴진과 피터 라이스 전 디즈니 임원의 후임 선임을 발표했다. 19일에는 댄 린 영화 부문 총괄의 퇴진이 보도됐다.
감원의 성격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넷플릭스는 감원이 제품, 기술, 법무, 인사에 집중됐다고 설명했고, 피터스 CEO는 빠르게 키운 일부 영역에서 과잉 투자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현지 매체들은 TV와 영화 부문 간부도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창작 부문의 감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감원 비용은 당장 수익성에 반영된다. 4분기 영업이익률이 1.2%포인트 낮아진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책임자(CEO)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대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넷플릭스는 전략보다 미국 사업을 손볼 대상으로 꼽았다. 테드 서랜도스 공동 CEO는 "근본적인 전략 전환은 필요 없다"면서도 "더 나은 실행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지 연예매체 더랩도 영화·TV 본업으로 돌아가는 흐름으로 해석했다. 문제는 본업에서 시청이 늘고 있느냐다. 올해 콘텐츠 예산은 200억 달러 안팎으로 늘었지만 상반기 시청 시간 증가율은 2%였다. 회원 1인당으로 보면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월평균 시청 시간이 2023년 상반기 66시간에서 올해 상반기 49시간으로 약 4분의 1 줄었다고 추정했다.
넷플릭스와 일부 애널리스트는 시청 시간 둔화를 서로 다르게 해석한다. 스펜서 뉴먼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청 시간을 건전한 매출 성장을 더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타 랑가나탄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수석 미디어 애널리스트는 4분기 전망이 참여도(시청의 양과 질) 둔화가 매출 성장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시청 시간을 보조 요인으로 보느냐, 기반으로 보느냐에 따라 4분기 전망의 무게가 달라진다.
유튜브와의 격차도 부담이다. 닐슨 집계에서 7월 미국 TV 시청 점유율은 유튜브가 14.2%, 넷플릭스가 7.8%였다. 무료 영상 플랫폼과 시청 시간을 다퉈야 하는 만큼, 작품 몇 편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 콘텐츠에 영향은
넷플릭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역 콘텐츠의 성공을 내세웠다. 대표적 사례로는 시청 시간이 약 24%, 매출이 약 18% 증가한 인도를 들었다. 서랜도스 CEO는 이런 성공이 "한국과 일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설명대로라면 한국 콘텐츠는 문제보다 해법에 가깝다. 다만 한국의 시청 증가율이나 매출 기여는 공개되지 않았다.
수치는 없어도 작품 단위의 성과는 확인된다. 올해 '참교육'은 공개 8주 만에 시청 수(총 시청 시간을 작품 길이로 나눈 값) 6020만을 기록해 비영어 시리즈 역대 10위에 올랐다. 이런 성과가 확인되는 만큼 한국이 당장 비용 점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국의 제작 조직 축소나 투자계획 변경 흐름도 감지되지 않는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부사장은 지난 1월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밝혔다.
다만 변수는 어디에 투자해 시청 시간을 늘리느냐에 있다. 뉴먼 CFO는 감원으로 우선순위를 정리해 효과가 가장 큰 분야에는 계속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서랜도스 CEO는 신사업은 초기 단계로 엄격히 관리하고 지출의 약 95%는 핵심 사업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투자가 성과가 입증된 쪽에 모이면 한국 작품의 처지도 갈린다. '참교육'처럼 흥행이 확인된 작품은 투자를 받기에 유리하다. 반면 흥행 이력이 뚜렷하지 않은 작품은 제작비 대비 성과를 더 엄격히 따지는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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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먼 CFO는 영업이익률을 포함한 내년 실적 전망을 1월에 내놓겠다고 했다. 다만 감원이 내년 비용에 미칠 효과는 수치로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영업이익률 목표가 높게 잡히면 콘텐츠에 쓸 돈의 여지는 줄고, 낮게 잡히면 늘어난다. 한국 작품에 돌아갈 투자의 폭도 이 숫자에서 가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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