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수출은 한국의 2.9배
기초화장품도 美 유통망 진출
한국 수입액도 26.6% 늘어

"K뷰티뿐만 아니라 C뷰티도 우리에게 중요하다."


미국 최대 화장품 리테일사업자 울타뷰티의 케시아 스틸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27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K뷰티를 판매하는 유통업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돌연 중국 화장품을 소환한 것이다. 그는 중국 스킨케어 브랜드 프로야를 언급하며 C뷰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로야는 다음 달 미국 울타뷰티 매장 400곳과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중국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가 울타뷰티 온·오프라인 유통망에 동시에 입점하는 첫 사례다. 화려한 용기와 색조화장품으로 주목받던 C뷰티가 피부 탄력과 장벽 관리 등 효능을 앞세운 기초화장품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중국 화장품이 내수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유통망에 진입하는 브랜드가 늘면서 수출 순위도 상승했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스킨케어까지 경쟁 영역이 넓어지면서 K뷰티는 해외 매대와 국내 안방에서 동시에 중국 브랜드와 맞붙게 됐다.

서울 성수동에 열린 플라워노즈 팝업스토어에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플라워노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공.

서울 성수동에 열린 플라워노즈 팝업스토어에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플라워노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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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세계 5위…색조는 한국의 3배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7월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8조1372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5448억원)보다 24.3%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세계 7위였던 수출 순위는 올해 1~7월 5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중국보다 순위가 높았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올해 같은 기간 수출액은 각각 7조7333억원, 7조6181억원이었다.


한국은 11조246억원으로 프랑스(19조8204억원)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중국 수출액은 한국의 73.8%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63.6%와 비교하면 격차가 줄었다. 이번 집계에는 화장품뿐 아니라 향수와 두발용 제품, 보디워시 등 피부 세척용 제품도 포함됐다. 스킨케어와 색조 등이 포함된 화장품(HS 3304)으로 범위를 좁히면 중국 수출액은 4조1311억원으로 세계 4위다. 프랑스가 9조96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9조574억원), 미국(4조3985억원)이 뒤를 이었다.


색조화장품에서는 중국이 이미 한국을 앞섰다. 올해 1~7월 입술·눈 화장용 제품과 파우더, 네일 제품 등 4개 품목의 중국 수출액은 1조8743억원으로 한국(6447억원)의 약 2.9배였다. 입술 화장용 제품은 중국이 7274억원으로 한국(4163억원)의 1.7배, 눈 화장용 제품은 5477억원으로 한국(1553억원)의 3.5배에 달했다. 성장 속도에서도 차이가 났다. 중국은 네 품목 모두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7~33% 늘었다. 반면 한국은 입술 화장용 제품이 15%, 네일 제품이 15.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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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이름 알린 뒤 해외 오프라인 매장까지 진출

중국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과 상품 구성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색조 브랜드 플라워노즈는 동화 속 소품 같은 용기와 장식을 앞세웠다. 지난달 미국 울타뷰티 매장 450곳에서 대표 상품 5종의 기간 한정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울타뷰티 온라인몰에 입점한 지 9개월 만이다.


화시즈는 중국 전통 문양과 공예를 접목한 제품으로 일본과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마존·쇼피·라자다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 기반을 확보한 뒤 고급 유통시설로 입점 채널을 넓히고 있다. 주디돌 역시 쇼피와 틱톡숍에서 해외 소비자를 확보한 뒤 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패밀리마트 약 1만2000개 점포에 입점했다. 퍼펙트다이어리는 동남아시아를 해외 진출의 거점으로 삼았다. 2020년 쇼피를 통해 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에 판매 채널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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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도 진출, 수입액 26.6% 증가

중국 화장품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것은 자국 시장이다. 내수에서 확보한 고객과 제품 개발 경험을 해외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7월 화장품류 소매액은 2723억위안(약 54조18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회소비품 소매총액 증가율인 1.2%를 훨씬 웃돌았다. 7월 화장품류 소매액도 285억위안(약 5조6715억원)으로 6.8% 늘어 전체 소매 증가율인 0.6%를 앞섰다.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둔 국내 제조업체도 매출이 늘었다. 코스맥스차이나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2% 증가했다. 코스맥스광저우 매출도 773억원으로 22.7% 늘었다.


중국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화장품 수입액은 15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7억원)보다 26.6%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한 플라워노즈는 공식 홈페이지를 열고 1년간 세 차례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무신사 뷰티와 시코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에도 입점했다. 무신사 뷰티에서는 에이제트티케이(AZTK), 인투유 등 다른 중국 브랜드도 판매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성분과 저자극 제품을 앞세워 스킨케어 분야에서 신뢰를 쌓아왔다. 중국 브랜드는 디자인으로 주목받은 색조에 이어 효능을 강조한 기초화장품까지 주요 유통망에 공급하고 있다. 제품 개발과 출시 속도를 높인 중국 기업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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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과 제품 개발·출시 속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지만 브랜드 파워와 핵심 연구개발(R&D) 역량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글로벌 선도 기업들을 따라잡아야 하는 단계"라며 "소비자 신뢰로 전환되는 속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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