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누적 수익률 14.84%
평가액 감소와 확정 손실 구분해야
리밸런싱 유예… 매도 금지와 달라
소진 2069년…연금 지급 중단과 별개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겪은 가운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민연금을 둘러싼 괴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를 금지해 수백조원의 손실을 키웠으며 이로 인해 1990년대생 이후 청년 세대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기금 고갈 시점 역시 10년 이상 앞당겨졌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240조원 손실은 확인된 적이 없으며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가 전면 금지된 사실도 없다.


"국민연금 240조 증발, 90년대생 연금 0원"… 코스피 폭락 후 퍼진 소문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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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조 손실설'의 실체… 평가액 감소와 확정 손실 착시

논란의 시발점은 코스피 급락에 따른 국민연금 보유 주식의 가치 하락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7월 말 기금 적립금은 1684조2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81조4000억원 줄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 평가액 감소분이 124조6000억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이 6월 말 515조9000억원에서 지난 15일 333조5000억원으로 약 182조4000억원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산 가치의 하락과 실제 매매를 통해 확정된 투자 손실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식과 채권 등 공적 연금이 운용하는 자산의 평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상시 변동한다. 국민연금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올해 1~7월 누적 운용수익률은 14.84%로 집계돼 상반기 고점 대비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연초 이후 성과 자체는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급락에 따른 전체 기금의 최종 손익은 향후 결산 지표를 통해 면밀히 따져봐야 할 사안이며 파편화된 평가액 감소 수치를 곧바로 막대한 실손실로 직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주식 매도 금지' 주장의 진실과 리밸런싱 유예 조치

정부가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를 강제로 가로막았다는 루머 역시 사실과 다르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월 국내 주식 비중이 정해진 기준을 넘더라도 의무적으로 주식을 팔아 비중을 낮추는 조치를 6월 말까지 미뤘다. 주가 상승으로 주식 비중이 커져도 당장 팔 필요가 없도록 규칙을 완화한 것이다. 이어 5월에는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였다. 주식 매도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투자 비중을 조정한 조치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 등은 5~6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미뤄졌던 의무적인 비중 조정도 7월부터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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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고갈 10년 단축설 거짓… "국가가 지급 책임진다"

기금 고갈이 10년 빨라졌다는 주장도 출발점부터 잘못됐다. 일각에서는 기존 고갈 전망을 2055년으로 제시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2045~2047년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55년은 2023년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서 제시한 과거 추계에 불과하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연금개혁 법안 반영 및 최근의 운용 성과를 반영해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공식 기금 소진 예상 시점은 2069년으로, 오히려 이전 전망 대비 4년가량 늦춰졌다. 물론 단기 증시 하락이 장기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시적인 지수 등락만으로 수십 년 뒤의 기금 고갈 시점을 임의로 앞당기는 것은 통계적 타당성이 없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 국민연금법 제3조의2에 따라, 국가가 연금급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지급할 책임을 명문화하고 있다. 설령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국가 재정 지원 등을 통해 연금 지급 의무는 계속 유지되므로 1990년대생 이후 세대가 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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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장의 공포 심리에 편승한 괴담에 흔들리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 성과와 합리적인 위험 관리 지표를 중심으로 연금 제도를 바라보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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