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직안 재가…취임 15개월 만(종합)
친일파 글씨 '셀프 출품' 논란에 사의
유홍준 "박물관 신뢰 무너뜨려…모든 비판은 내 책임"
KTX 승차권 조회 매크로 제작한 국가AI전략위 민간위원도 해촉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사직안을 재가했다. 유 관장이 자신의 소장품을 독립운동가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이에 지난해 7월 취임한 유 관장은 1년 3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사직안을 재가했다"며 "또한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을 빚은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민간위원에 대한 해촉안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관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제가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유 관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우리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그간의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7월 개막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인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을 전시하면서 불거졌다. 박물관은 해당 글씨를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소개했으나, 이후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작품으로 확인되면서 전시를 철회했다.
특히 유 관장이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5만원에 구입한 작품을 직접 전시품으로 추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유물의 진위와 제작자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더해 국립박물관장이 자신의 소장품을 전시에 활용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까지 제기됐다.
유 관장은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데 대해 "미술사가로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을 주저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사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박물관의 공신력과 역사적 신뢰를 훼손한 데 대한 책임론이 이어졌고, 유 관장은 국정감사 이틀 만에 사퇴를 결정했다.
유 관장은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로 널리 알려진 미술사학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문화재청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7월 이재명 정부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날 퇴임 입장문에서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영예로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자 영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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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해촉된 위원은 김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로 알려졌다. 해당 위원은 최근 KTX 승차권 조회용 매크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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