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카메라 부수고 소총 든 모습 SNS서 확산
BBC 검증 결과 AI 제작, 원본에 표시해야

프랑스 시위 현장에 '핑크팬더'가 등장해 감시카메라를 부수고 소총까지 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시위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시위 현장에서 핑크팬더 인형탈을 뒤집어 쓴 사람이 경찰차 위에서 춤추고 있는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프랑스 시위 현장에서 핑크팬더 인형탈을 뒤집어 쓴 사람이 경찰차 위에서 춤추고 있는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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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에는 분홍색 핑크팬더 복장을 한 인물이 프랑스 시위 현장 곳곳에 등장하는 이미지가 잇따라 공유됐다. 일부 사진에는 감시카메라를 훼손하거나 진압 경찰 앞에 서 있는 모습, 소총을 든 장면 등이 담겼다.


실제 프랑스 시위와 경찰 배치 장면을 연상시키는 배경에 익숙한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해당 이미지는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퍼졌다.

계정 운영자가 평소 업로드한 AI 제작 영상들. 인스타그램 캡처 @aliframez

계정 운영자가 평소 업로드한 AI 제작 영상들. 인스타그램 캡처 @alifram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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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의 팩트체크팀 'BBC Verify'가 확인한 결과 해당 사진들은 실제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라 AI로 생성된 이미지였다. 이미지의 출처는 인스타그램 계정 '@aliframez'로 확인됐다. 이 계정은 핑크팬더뿐 아니라 호머 심슨, 텔레토비 등 유명 대중문화 캐릭터를 폭동이나 시위 장면에 등장시키는 AI 이미지를 제작해 게시하고 있다.

계정 운영자는 BBC Verify에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한 이미지"라며 "대중을 속이거나 사진이 실제 시위 장면처럼 퍼질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본 게시물에도 AI로 생성된 콘텐츠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BC Verify는 구글의 AI 이미지 식별 도구인 'SynthID Detector'를 활용해 이미지에 삽입된 디지털 워터마크를 분석하고, 역이미지 검색을 통해 원본 계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해당 핑크팬더 사진들이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핑크팬더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영상. 이 역시 AI로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SNS 갈무리

핑크팬더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영상. 이 역시 AI로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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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하필 '핑크팬더'였을까. 영화 '핑크팬더' 시리즈는 프랑스 경찰 자크 클루조 경감이 등장하는 코미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설프지만 집요한 경찰 캐릭터와 장난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이미지의 핑크팬더가 결합하면서, 프랑스 경찰과 대치하거나 시위 현장을 활보하는 모습이 하나의 밈처럼 소비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작자가 이러한 영화적 연관성을 의도해 핑크팬더를 선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혼란을 키운 것은 실제 프랑스 시위 현장에서도 가상 캐릭터 복장을 한 참가자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BBC Verify는 최근 프랑스 시위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슈퍼맨 등 다른 캐릭터 복장을 한 참가자들이 실제로 포착된 사례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AI 이미지가 실제 시위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유통될 경우 이용자들이 진위를 구분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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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원본 게시물에 'AI 생성' 표시가 있더라도 이미지가 재게시되거나 별도 설명 없이 공유되는 과정에서 이런 정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건과 결합된 AI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할 경우 허위 정보로 오인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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