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 카일 케네디 42세로 사망
세대 걸쳐 이어진 안타까운 죽음

로버트 F. 케네디(RFK) 전 미국 상원의원의 손녀 카일 케네디가 42세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심각한 척수 손상 이후 장애인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그는 12세와 10세의 두 아들을 남겼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에 또다시 비보가 전해지면서,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진 가족들의 비극도 재조명되고 있다.

카일 케네디 생존 모습. 카일 케네디 페이스북

카일 케네디 생존 모습. 카일 케네디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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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카일 케네디가 지난달 21일 매사추세츠주 웨스트우드 자택에서 숨진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전했다. 가족이 작성해 장례식장을 통해 공개한 부고에는 그가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적혀있었고, 구체적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카일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조카다.


1984년 워싱턴DC에서 태어난 카일은 매사추세츠주에서 성장했다. 조지타운대에서 역사를 전공한 뒤 페이스대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 관련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교육봉사단체 '티치 포 아메리카'에 참여해 뉴욕 공립학교에서 교사로 일했으며, 이후에는 취약계층 아동의 교육 기회를 넓히고 학교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장거리 달리기를 즐겨 2019년 보스턴마라톤을 완주했지만, 이듬해 심각한 척수 손상을 입으면서 장기간 마비와 여러 건강 문제를 겪었다. 이후 장애인의 권익을 옹호하는 활동에 나서 매사추세츠주 의회에서 장애인 의료 차별 문제에 관해 증언하기도 했다. 다만 척수 손상과 이번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코너(12)와 데클란(10), 어머니와 형제자매 등이 있다. 부고는 카일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특유의 재치와 의지를 지키고, 두 아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어머니가 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장례는 비공개로 치러졌다.


카일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사고로 잃었다. 부친 마이클 케네디는 RFK와 에셀 케네디 부부의 여섯째 자녀로, 1997년 12월 31일 콜로라도주에서 스키를 타다 사고로 숨졌다. 당시 마이클은 39세, 카일은 13세였다. RFK의 넷째 자녀인 데이비드 케네디도 앞서 1984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카일의 죽음으로 살펴보는 케네디가의 '비극'

케네디 가문은 대통령과 법무장관, 상원의원 등을 배출하며 미국 현대 정치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존 F. 케네디(JFK) 전 대통령과 동생 RFK가 대표적이다. RFK는 형의 행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뒤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아내 에셀과 사이에 11명의 자녀를 뒀다.

로버트 F. 케네디(RFK)의 생전 모습. 아시아경제DB

로버트 F. 케네디(RFK)의 생전 모습.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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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문의 정치적 성공 이면에는 잇따른 죽음과 사고가 있었다. JFK의 형인 조지프 케네디 주니어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 군사 임무 수행 도중 29세로 숨졌다. 여동생 캐슬린 케네디도 1948년 프랑스에서 항공기 사고로 28세에 세상을 떠났다.

미국 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케네디 형제의 암살이었다. JFK는 1963년 11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차량 행진 도중 총격으로 숨졌다. 약 5년 뒤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RFK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총격당했다. RFK는 캘리포니아주 경선 승리 후인 1968년 6월 5일 피격돼 이튿날 사망했다.

생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960년 12월 워싱턴DC의 조지타운대학 교회에서 부인 재클린 여사와 함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의 유아세례식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생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960년 12월 워싱턴DC의 조지타운대학 교회에서 부인 재클린 여사와 함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의 유아세례식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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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에서도 비극은 이어졌다. JFK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1999년 7월 직접 조종하던 경비행기가 매사추세츠주 마서스비니어드 인근 해상에 추락하면서 38세로 숨졌다. 함께 타고 있던 아내 캐럴린 베셋 케네디와 처형 로런 베셋도 목숨을 잃었다. 2019년에는 RFK의 손녀 서셔 케네디 힐이 22세에 우발적인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이듬해 4월에는 또 다른 손녀인 메이브 케네디 타운센드 매킨과 그의 아들 기디언이 메릴랜드주 체서피크만에서 카누 사고로 숨졌다. 당시 메이브는 40세, 기디언은 8세였다. 지난해 12월 30일에는 JFK의 외손녀이자 캐럴라인 케네디의 딸인 환경 저널리스트 타티아나 슐로스버그가 35세로 별세했다. 그는 2024년 둘째 출산 직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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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러 세대에 걸쳐 가족들이 암살과 사고, 질병 등으로 이른 나이에 숨지면서 '케네디가의 저주'라는 표현도 생겼다. 이는 가문에 반복된 비극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번에 세상을 떠난 카일 역시 정치 명문가의 일원인 동시에,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장애인의 의료 접근권을 위해 활동했던 교육자이자 두 아들의 어머니로 기억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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