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인 부산 중소기업들의 사례가 나왔다. 신발 깔창 제조업체는 월 1회 유급휴무와 생산 공정 개선으로 생산성을 8% 높였고, 정보기술(IT) 업체는 업무 자동화와 인력 충원을 통해 주 35시간제를 도입한 뒤에도 기존 서비스 수준을 유지했다.
노사발전재단은 21일 부산 지역 기업 2곳을 방문해 '워라밸+4.5 프로젝트' 제3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을 함께 이룬 사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21일 워라밸+4.5프로젝트 사업에 참가한 생산성 향상 우수기업인 부산 사상구 '(주)영창에코'를 방문한 워라밸+4.5 프로젝트 운영위원회가 회의 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노사발전재단
부산 사상구에 있는 신발 깔창 제조업체 영창에코는 직원 31명의 주 평균 근로시간을 2시간 줄였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유급휴무일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신발 깔창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성수기에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숙련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생산 공정도 손봤다. 주문별 생산계획을 미리 검토해 금형 교체 횟수를 줄이고, 여러 공정을 맡을 수 있는 다기능 작업자를 병목 공정에 배치했다. 제품 생산계획과 실행을 관리하는 시스템(ERP·MES)을 도입하고 재고관리 파일도 일원화했다. 그 결과 깔창 1만족을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50시간에서 46시간으로 줄었다. 생산시간을 8% 단축한 것이다. 설비 예열 등 공장 운영 특성을 고려해 매일 근로시간을 조금씩 줄이는 대신 월 1회 휴무를 선택한 것도 특징이다.
부산 해운대구의 IT 인프라 유지보수 업체 디아이앤씨는 임금 감소 없이 주 40시간 근무제를 주 35시간제로 바꿨다. 직원들의 하루 근로시간을 1시간 줄이고 점심 휴게시간을 15분 늘렸다. 야간작업과 긴급 장애 대응으로 연장·휴일근로가 잦았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청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과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근로시간 관리와 채용제도도 정비했으며, 업무가 특정 직원에게 몰리지 않도록 신규 인력 3명을 충원했다. 변화는 업무 처리시간에서 나타났다. 공공기관에 제출하는 월간 보고서의 증빙자료 작성시간은 건당 8시간에서 2시간으로 75% 줄었다. 결재에 걸리는 시간도 기존 2.5일에서 0.5일로 단축됐다. 근로시간을 줄인 뒤에도 유지보수 서비스 수준은 기존대로 유지했다.
두 기업의 사례는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 차질이나 서비스 저하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업무 방식과 생산 공정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히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인력을 재배치해 효율을 높인 것이다.
이날 운영위원회에서는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애로사항,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생산성 향상이 근로시간 단축을 지속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데 공감하고 우수사례를 다른 지역과 업종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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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부산의 두 기업 사례는 일하는 방식과 기술혁신이 기업의 생산성과 노동자 삶의 질을 함께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많은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에 동참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이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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