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AX·커넥티드카 등 기존 산업에 AI 접목
바이오 생산능력, 연구개발과 창업 경쟁력으로 확대
'재정예산개혁 TF' 권고안 토대로 내년도 예산안 마련
3500억 규모 하나금융그룹 투자 협력은 계속 추진
옛 송도유원지 일대 개발사업 정상화 TF 구성 계획
"AI·바이오·문화·에너지 등 인천의 강점을 중심으로 산업지도를 새롭게 만들겠습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지난 1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의 'A', 바이오의 'B', K-컬처의 'C', 에너지의 'E'를 결합한 'ABC+E'를 언급하면서 "이들 산업의 강점을 더 키우고, 새로운 기업과 투자를 유치해 좋은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그 성과가 시민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항·항만 물류에 AI를 입히는 '물류 AX'와 커넥티드카 등 기존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바이오는 세계적인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과 창업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문화·에너지 분야도 인천이 가진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세계 1위 바이오 도시 위상 확립, 원도심 문화 재생,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시민 소득 연계 등을 'ABC+E' 전략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2030년까지 인천 일자리 평균연봉 5500만원 시대를 열어 대한민국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경제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ABC+E' 전략의 구체적 실행계획은 무엇인가.
▲AI 분야의 경우 물류산업에 AI를 더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과 사업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달 30일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이 함께하는 '인천 물류 AX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는데, 공항과 항만에서 화물이 오가는 과정을 AI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기업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에도 AI를 접목한다. 청라의 커넥티드카 인증평가센터를 활용해 자동차가 주변 차량이나 도로 시설과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시험하고, 해킹 등 보안 문제까지 점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겠다.
바이오 분야는 세계적인 생산능력을 연구개발과 창업 경쟁력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천은 전국 제약·바이오산업 생산액의 61.8%,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의 78.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전국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인천에 있는 기업은 2.5%에 불과하다. 소수 대기업에 생산이 집중돼 있고, 연구개발과 창업, 원료와 장비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의 기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달 착공한 'K-바이오 랩허브'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연구개발부터 창업,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 분야의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할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생산부터 연구개발, 창업과 사업화까지 인천 안에서 이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바이오산업 기반을 만들어가겠다.
지난 달 30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인천 물류AX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박찬대 인천시장과 얼라이언스 회원사가 출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9.30 인천시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문화는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원도심은 각종 규제로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거나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문화에는 규제가 없지 않은가. 인천이 가진 역사와 문화 자산을 활용해 원도심의 성장동력을 만들 것이다. 문학경기장과 제물포·부평 등 원도심의 문화 자산을 연결해 관광객들이 인천에 더 오래 머물고, 지역 상권도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영흥의 발전시설과 서해의 해상풍력 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래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에너지산업이 지역기업의 성장과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문화·에너지 분야는 좀 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 중이다.
- 인천시 '재정예산개혁 TF'가 지난달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현금성 지원사업 정비를 통해 4년간 3749억 원의 재정부담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담겼다. 하지만 "어떤 사업들을 추진하길래 시민들이 받아온 혜택까지 중단하냐"는 시민단체의 지적도 있다.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 재정으로 무슨 사업을 할 것인지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데.
▲나는 회계사 출신이다. 민원을 듣거나 업무보고를 받을 때도 예산 걱정을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갈지,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취임하고 인천시 살림을 들여다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어려웠다. 올해 1년 동안 써야 할 예산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버스 준공영제 지원금이나 공무원 인건비처럼 반드시 나가야 할 돈도 모자랐다.
부족한 돈이 6400억원 정도였는데, 당장 쓸 수 있는 돈은 1800억원뿐 이었다. 이런 재정 상황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기존에 하던 사업조차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TF를 꾸려 약 80일 동안 인천시 살림을 다시 들여다본 것이다. TF에서는 현금성 복지사업 조정과 공공요금 정상화 등을 권고했다.
다만 TF 권고안이 곧바로 확정된 정책은 아니다. 행정은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중요하고, 시민들이 이미 받고 있거나 기대하고 있는 혜택을 갑자기 줄일 수는 없다. 또 국가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정책의 효과는 얼마나 있는지,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시민들께 소상히 설명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도 예산안을 제대로 마련하는 일이다. TF 권고안을 토대로 모든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다시 살펴보고,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쓸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 어려운 재정에도 하루라도 빨리 인천e음(지역화폐)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한 것도 시민의 삶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국비 지원을 더 확보하고,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을 만드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AI와 바이오 등 미래산업을 키우고, 원도심과 교통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투자도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를 통한 국비 확보에도 힘쓰겠다.
- 하나은행이 인천시 금고 선정에 실패하면서 3500억원 규모의 하나금융그룹 동반성장펀드 투자가 이행될지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먼저 시 금고 선정과 하나금융그룹의 인천 투자·협력사업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 달 정해진 절차와 기준에 따라 제1금고는 신한은행, 제2금고는 농협은행으로 선정된 것이고, 하나금융그룹과 지난 8월 체결한 업무협약은 이와 별도로 이어가야 할 사업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12년 인천 청라를 선택한 이후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조성했고, 최근에는 그룹 본사까지 이곳에 문을 열었음. 인천과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온 것이다.
지난 8월엔 하나은행·하나증권·기술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AI·바이오 등 미래산업 기업을 위한 1500억 원 규모의 협약보증과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2000억원 규모의 인천 유니콘펀드 조성, 서민·소상공인·청년을 아우르는 동반성장 지원 등이 핵심이다.
특히 인천 유니콘펀드는 기술력 있는 지역기업이 투자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ABC+E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협약에 담긴 금융지원 등은 각각 추진 절차가 다른 만큼 구체적인 일정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그룹과 협력을 이어가면서 협약에 담긴 35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과 펀드 조성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꼼꼼히 챙기겠다.
-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 연장 사업은 당초 예상보다 개통이 3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인천1호선 송도 8공구 연장도 경제성 확보가 관건인데 복안이 있나.
▲서울7호선 청라 연장과 관련해서는 공사 난구간의 공기를 단축하고 전동차를 확보하는 게 핵심과제다. 두가지 모두 어려움에 봉착해있지만, 지금은 차량 조달에 더 집중하고 있다.
기존 전동차 공급업체의 회생절차로 차량 납품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어 서울시가 보유하고 있는 운행차량을 임차하거나 예비차량을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노후차량을 안전점검과 개조 후 임시활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다만 예비차량의 경우 고유 목적이 있다 보니 서울시나 서울교통공사에서 난색을 보이는 것 같고, 노후차량은 임시로 개통하는 데는 가능하나 궁극적인 방법은 아니라서 서울시가 운행하는 전동차를 빌리는 게 나을 거라 본다. 청라 연장선의 발주량 자체가 적다 보니 낙찰도 쉽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서울시와 차량을 공동 발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공사 구간의 지질·암반 등 난공사에도 민관이 함께 대응하면서 2030년으로 예상되는 개통 시점을 2029년 또는 그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음달 쯤 시민에게 중간 진행 상황을 설명할 계획이다.
인천1호선 송도 연장 사업은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 타당성 평가가 진행 중으로, 아직 최종 B/C(비용 대비 편익)값이 나오지 않았다. 민선 8기 인천시가 수행한 사전검토에서는 약 0.9 수준을 예상했으나 평가 과정에서 낮은 수치가 거론되고 있는데, 인천시가 제시한 내용들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안 해주는 것 아니냐는 게 실무자들의 입장이다.
우리로서는 다른 도시철도의 사례에 맞춰 인천1호선 송도 연장 사업의 타당성평가가 통과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와 도시철도 수요 등을 반영한 타당성 논리를 계속해서 제시하고 있고, 국회와 정부에도 의견을 전달하면서 대응해 나가고 있다.
- 장기간 답보상태인 옛 송도유원지 일대 개발사업 정상화를 위해 TF를 구성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지난 2024년 개발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여러 현안으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이번 TF에서 과연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임기 내 송도유원지 일대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진척이 가능하겠는가.
▲송도유원지는 과거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였다. 하지만 2011년 유원지가 문을 닫은 뒤 개발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2024년 송도유원지 일대 8개 블록을 개발하는 마스터플랜이 마련됐지만, 토양오염과 중고차 수출단지 문제, 구역별 사업성 등으로 추진이 더딘 상황이다. 특히 8개 블록마다 사업 주체가 다르고,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토양오염 정화는 책임과 이행 문제를 분명히 해야 하고, 중고차 수출단지의 불법 야적 등 현안도 관계기관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어느 한 부서나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인천시와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 등 관계기관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TF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따로 다뤄온 문제들을 한자리에서 논의하고, 쟁점별 해결 방안과 추진 순서를 정할 것이다. 구역별로 사업이 지연된 원인도 깊이 들여다보겠다. 물론 대부분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만큼 이들의 의견도 충분히 듣고, 인천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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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사업 전체를 완성하겠다는 식의 약속보다는 사업 정상화를 가로막는 핵심 현안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고 후속 사업이 실제 추진될 수 있는 단계까지 진전시키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아울러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직접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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