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선수, 기네스 다운힐 신기록
직전 기록보다 시속 5km 더 빨라
풍동 훈련·맞춤 장비로 수년 준비

스케이트보드에 선 채로 시속 150km를 넘긴 선수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기네스 세계기록과 스케이트보드 매체 서퍼 투데이 등에 따르면 스페인 출신 다운힐 스케이트보더 디에고 퐁슬레(27)는 지난달 22일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 지역 '에불망 도로'를 내려오며 최고 시속 94.34마일(약 151.83km)을 기록했다. 기네스 세계기록 측은 이를 '다운힐 스케이트보드(서서 타기)' 부문 신기록으로 공식 인정하고 지난 15일 유튜브 등에 주행 영상을 올렸다.

같은 도로서 9년 만 경신…바람이 가른 시속 151km


스페인 출신 다운힐 스케이트보더 디에고 퐁슬레(27)가 지난달 22일 캐나다 퀘벡주 샬르부아 지역 '에불망 도로'를 내려오며 최고 시속 94.34마일을 기록했다. 기네스 세계기록

스페인 출신 다운힐 스케이트보더 디에고 퐁슬레(27)가 지난달 22일 캐나다 퀘벡주 샬르부아 지역 '에불망 도로'를 내려오며 최고 시속 94.34마일을 기록했다. 기네스 세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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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힐 스케이트보드는 경사진 도로를 보드로 내려오며 속도를 겨루는 종목으로, 이 부문은 엎드리거나 앉지 않고 보드 위에 선 자세로 낸 최고 속도를 잰다. 영국의 피터 코널리가 지난 2017년 9월 16일 이 도로에서 시속 146.73km의 기록을 세웠으나, 퐁슬레는 이를 약 5km 끌어올렸다. '에불망 도로'의 전체 길이는 약 1.27마일(약 2.04km)이며, 600m에 이르는 직선 구간의 경사도는 최대 18%다.


신기록은 첫 시험 주행에서 이미 나왔다. 당시 퐁슬레는 시속 146.88km로 코널리의 기록을 넘어섰지만, 바람 조건이 맞지 않아 5일을 더 기다렸다. 그는 후원사인 '레드불'과의 인터뷰에서 "시속 93마일을 돌파하는 것이 진짜 목표였지만, 불가능할까 봐 두려웠다"며 "첫 주행에서 시속 91.27마일이 찍혔을 때 만족할 수 없었고, 결국 목표했던 수치를 넘어섰을 때 비로소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록 당일 승부를 가른 것은 바람이었다. 퐁슬레는 이날 모두 7차례 내리막을 탔고, 이 가운데 3차례가 기존 기록을 웃돌았다. 현장에 입회한 기네스 심판 앤드루 글래스에 따르면 퐁슬레의 아버지는 주행 내내 나무가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바람 방향이 아들에게 유리한지를 가늠했다. 최고 속도는 북동쪽에서 시속 10∼14km의 뒤바람(순풍)이 불던 순간에 나왔다.


수년간 훈련·맞춤 장비 끝에…故 코널리 헌정 기록


퐁슬레가 몸을 바짝 웅크리고 내려오는 모습을 담은 시퀀스 샷. 레드불 공식 홈페이지

퐁슬레가 몸을 바짝 웅크리고 내려오는 모습을 담은 시퀀스 샷. 레드불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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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슬레는 푸른색 경주복 차림으로 출발선을 박차고 나간 뒤 두 손을 등 뒤로 모으고 무릎을 굽혀 상체를 바짝 낮췄다. 속도를 올릴 때는 몸을 웅크리고, 줄일 때는 몸을 세워 공기 저항을 키우는 방식으로 균형을 잡았다.


이 자세는 수년간의 훈련으로 다듬어졌다. 퐁슬레는 스위스 제네바의 풍동(인공 바람을 일으켜 공기 저항을 재는 실험 시설)에서 저항을 줄이는 자세와 지치지 않고 버티는 시간을 측정했고, 목을 무릎에 닿을 만큼 굽히는 유연성 훈련도 병행했다. 웅크리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도로를 통째로 외우고 흰색 차선을 기준점 삼아 달렸다.


장비도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 맞춰 제작됐다. 산업공학자이자 스케이트보드 세계 챔피언 출신인 마르틴 지그리스트는 퐁슬레의 주행 자세를 분석해 보드를 감싸는 탄소섬유 덮개를 설계했다. 경주복은 표면에 질감을 넣어 공기가 몸을 따라 흐르게 했고, 등 부분에는 스포일러 구조를 달았다. 신발은 이음매 없는 3D 니트 소재로 만들고 노면 진동을 흡수하는 깔창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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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록에는 지난해 병으로 세상을 떠난 코널리를 기리는 뜻도 담겨 있다. 코널리는 시속 150km 돌파가 가능하다고 믿었으며, 퐁슬레에게 이 도로에서 목표 속도에 도전하라고 권했다. 기네스 세계기록 측은 "퐁슬레가 친구 코널리가 약 10년 전 기록을 세운 같은 코스에서 타이틀을 따낸 것을 특히 영광스럽게 여겼다"고 전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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