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뮤니티2' 레아·루나 "서로 다른 처지 이해하니 세상이 넓어졌죠"
'더 커뮤니티2' 루나·레아 인터뷰
집단에 속하자 달라진 옳고 그름의 기준
"누군가는 먼저 믿어야 불신의 고리 끊어"
"승패보다 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는 일"
"내가 속한 집단만 선(善)인 것처럼 생각했다."
웨이브 예능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의 최종 우승자 박세승(루나)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집단에 속했을 때와 홀로 남았을 때 상대의 선택이 다르게 보였다고 했다. 신혜원(레아)은 승리와 자신이 세운 원칙 사이에서 갈등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더 커뮤니티2'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출연자들이 8박9일간 집단을 꾸려 생존과 상금을 놓고 경쟁하는 사회 실험형 서바이벌이다. 골드팀 첩자였던 박세승은 화이트팀 첫 리더를 맡았고, 신혜원은 뒤이어 화이트팀을 이끌었다. 마지막에는 홀로 남은 골드팀의 박세승이 공격권을 행사해 약 7500만원을 차지했다. 신혜원은 최종회까지 생존했다.
박세승은 처음에는 살아남는 데 집중하고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려 했다. 그러나 화이트팀 동료들과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이익보다 사람을 택했다. 그는 "막상 게임에 들어가니 나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며 "결국 인간 박세승이 나왔다. 동료들에게 정이 들어 마음을 따랐다"고 말했다.
골드팀으로 돌아간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홀로 남은 그는 그동안 자신이 누렸던 소속감을 돌아보게 됐다. 박세승은 "안정적인 집단에 속해 있던 온실 속 화초였다는 걸 알았다. 나를 제외한 모든 집단이 적대적이라고 느껴질 때의 위압감을 견딜 줄 몰랐다"고 했다. 당시에는 상대 집단의 선택이 폭력처럼 느껴졌지만, 방송을 보면서 그들에게도 나름의 판단과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됐다.
집단에 속하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마저 달라진다는 점도 실감했다. 박세승은 "개인전이라면 내 이익만 추구할 때 죄책감이 드는데, 집단이 되면 옆 사람을 위한다는 생각에 그게 옳은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혜원에게는 '공동의 이익'도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는 "어디까지가 나이고, 내 집단이고, 공동체일까. 가까운 사람에게 더 애정과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본능 같다"고 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원칙과 결과, 개인의 능력과 사회 구조를 놓고 거듭 선택해야 했다.
정치·시사 분야를 취재해 온 JTBC 기자 신혜원은 처음에는 자신의 가치관이 능력주의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했다. 기자 역시 매일 마감하고 성과로 평가받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능력에 따른 보상만으로 사회의 모든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내 모습을 매일 확인했다"고 털어놨다.
평소 만날 기회가 없던 사람들과의 대화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신혜원은 "요즘은 각자 속한 커뮤니티와 알고리즘 안에서 자기주장만 강화하기 쉽다. 여기서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됐다"며 "듣다 보면 납득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방송에 나오지 않은 시간에도 출연자들은 대화를 이어가며 서로의 성장 환경과 처지를 알아갔다.
신혜원은 화이트팀 리더를 맡은 뒤 신뢰를 얻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먼저 내놓기로 했다. 레드팀에 라이프 10개를 건넨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말로만 믿으라고 해서는 상대가 믿지 않는다. 내가 가진 것을 얼마나 내놓을 수 있는지 보여줘야 화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보석 발행 때도 같은 원칙을 따랐다. 신혜원은 보석을 추가 발행하면 상금을 늘릴 수도 있었지만, 발행량을 0으로 정했다. 전쟁과 협상을 거치며 집단 간 불신이 커지는 모습을 지켜본 뒤였다. 그는 "프로그램은 끝나지만, 우리 삶에서는 누군가가 먼저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불안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 마지막만큼은 신뢰를 지키는 것으로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혜원은 전쟁에서 승리한 뒤 "우리가 이겼어. 그런데 토할 것 같아"라고 말한 장면을 가장 솔직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승리가 중요했고 그걸 좇아왔지만 이게 내가 원했던 방식의 승리였을까 생각했다. 과정도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에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뉘는 선악은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자신의 원칙을 깨고 괴로워하는 모습까지 봐주셨으면 한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삶과 가장 닮았다."
두 사람에게 승리의 의미를 다시 물었다. 박세승은 "누구를 누르고 올라갔느냐보다 각자의 세상이 얼마나 넓어졌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신혜원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는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갈등한 끝에 스스로 납득하고 설득할 수 있는 플레이를 했다면 그 자체로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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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승은 프로그램에서 배운 것을 현실에서도 지키고 싶다고 했다. "선택을 바꾸기까지는 어렵더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은 가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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