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성 교수 "대면진료 사이 관리 공백 메워야"
일률적 처방 제한보단 의사 판단이 우선

비대면진료를 편의성 확대나 오남용 우려 문제로만 접근하지 말고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의사의 임상적 판단을 존중하되 그에 따른 책임을 강화하고,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진료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대면진료, 만성질환 관리 중심으로…의사 자율성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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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성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20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강연에서 "비대면진료는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되는 기간, 예를 들어 석 달에 한 번 병원은 그대로 오고 오지 않는 나머지 기간 동안을 관리해 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비대면진료의 주요 활용 분야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을 꼽았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환자의 일상적인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속혈당측정기(CGM) 등 의료기기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료진이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면 진료 사이의 관리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이 높다는 이유로 비대면진료의 필요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접근성을 이야기할 때는 거리적 접근성만 이야기하면 절대 안 되고, 시간적인 접근성과 신체적인 접근성을 동시에 고려를 해야 한다"며 "진료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등에겐 비대면진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진료의 질을 높이려면 플랫폼·의료기기·의료진의 피드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당뇨병 관리에는 화상진료 기능뿐 아니라 혈당 데이터와 식사·운동 기록을 분석하고 환자에게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의사들이 이런 혈당값을 보고 어떻게 피드백해 줄 것이냐에 대해 이제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기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진이 이를 해석해 환자 관리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헌성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김헌성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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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으로는 "의사의 자율성과 재량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진환자의 처방 일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환자의 기존 처방 이력과 검사 결과, 현재 상태를 종합해 의사가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같은 질환으로 약을 복용해 온 환자에게 행정적인 초진이라는 이유로 처방을 제한하면 불필요한 재진 부담과 치료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자율성이 무제한적인 허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의사들한테 자율권을 주는 대신 책임을 강력하게 줘야 한다"며 "환자의 기존 처방과 검사 기록을 확인하고, 임상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대면진료로 전환하며, 의학적 근거와 표준 진료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에 대해서는 민간의 기술력을 활용하되 정부가 인증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부 플랫폼의 상업적 유인 행위는 규제할 필요가 있지만, 공공 플랫폼으로 일원화하면 서비스 혁신과 이용자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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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비대면진료를 대면진료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 수단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기준으로 시범사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단계적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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