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 달러 배상 평결에 이자·추가 청구까지
"단기 노이즈, 기초체력 영향은 제한적"

애플이 특허 침해 배상 평결에 이어 추가 배상과 이자 청구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2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전날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안은 영업이익이나 매출 가이던스 등 핵심 기초체력(펀더멘털)과는 무관한 개별 소송 리스크"라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 7% 이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난 소송전

지난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배심원단은 택션 테크놀로지(Taction Technology)가 제기한 햅틱(진동 반응) 기술 특허 침해 소송에서 애플에 57억달러(약 8조원)의 손해배상을 평결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특허 침해 배상액이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행사에서 새로운 접이식 아이폰 듀오 기기가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행사에서 새로운 접이식 아이폰 듀오 기기가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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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단은 애플이 아이폰8 시리즈 이후 제품에 '탭틱' 엔진이란 이름으로 적용한 햅틱 기술이 택션의 특허 2건을 무단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탭틱 엔진은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등을 조작할 때 미세한 진동을 발생시켜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거나 알림을 받는 것과 같은 촉각적 반응을 느끼게 하는 장치다.


택션은 법원에 추가 청구까지 제기했다. 기존 평결이 2021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의 아이폰과 애플워치 판매분만 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택션은 이후 6개월간의 판매분에 대한 배상과 함께 캘리포니아 법정이자율 연 7%를 적용한 판결 전 이자(prejudgment interest), 판결 후 이자까지 지급하라고 요청했다. 이자만 합산해도 최소 수억 달러가 추가될 수 있다. 애플은 위법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항소 방침을 밝혔고, 평결 자체를 뒤집어 달라는 평결 불복 신청도 법원에 냈다.

조 연구원은 이번 소송이 올 10월 들어 애플이 의료기기 업체 마시모(Masimo)와의 특허 분쟁에서 6억3400만달러 배상 평결에 더해 1억8420만달러의 판결 전 이자 지급 명령을 받은 사례와 같은 패턴이라고 짚었다. 특허 소송에서 원금 평결 이후 이자가 추가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분기 순익만 300억 달러… "8조 원도 흡수 가능한 체력"

다만 조 연구원은 "57억달러 자체는 애플의 분기 순이익 규모에 비춰볼 때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 집계 기준 애플의 2026 회계연도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1304억2000만달러로, 분기 순이익만 300억달러를 웃돈다. 연간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1428억7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애플, 8조에 이자까지 물어내"…소송 리스크에 주가 향방은[클릭 e종목] 원본보기 아이콘

애플의 위험 요인은 기존 공급망과 관세 등 원가 부담에서 외부 소송 리스크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오픈AI를 상대로 한 영업비밀 소송에 이어 이번 특허 소송 추가 청구까지 맞물리면서 법적 분쟁이라는 변수가 투자자들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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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애플의 평결 취소 신청과 항소, 그리고 이자 계산 방식을 둘러싼 법원의 판단이다. 조 연구원은 "이자나 추가 판매분 배상이 겹겹이 쌓이면 충당금 설정이나 현금 유출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길어진다"며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당장 손익계산서에 반영될 사안은 아니지만, 최종 확정 전까지 잠재 부채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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