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우크라 관계 '악화일로'…정부, 대사관 인력 절반 철수(종합)
주우크라 대사 소환 이후에도 '공식 사과' 없자 추가 조치 단행
'전쟁 중' 우크라에 재외국민 85명 남은 상태서 공관원 일부 철수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 문제를 놓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외교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외교부는 주우크라 대사관에 있는 인력의 절반가량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8일 주재국에 대한 항의 격으로 박기창 주우크라 대사를 국내로 소환했음에도 우크라 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추가 조치에 나선 것이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주우크라 대사 소환 조치 이후에도 우크라 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우크라 전역에 걸친 공습 위협이 상존해 안전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 공관원 일부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철수 시에도 대사대리를 중심으로 양국 간 필요한 외교 소통은 지속할 예정"이라며 "영사 업무 인력은 전원 잔류해 계속해서 재외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터진 이후 정부가 현지 대사관 인력을 국내로 철수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전쟁 발발 직후부터 우크라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다. 그럼에도 현지에 여전히 80명대의 재외국민이 남아있는 만큼, 유사시를 대비한 영사 조력을 위해서라도 현지 공관 인력은 유지해 왔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정부의 공관 인력 철수 결정은 파격적 강수로 읽힌다. 최근 벌어진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 문제를 놓고 양국 정부가 '설전'을 벌인 영향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쟁이나 재난상황이 아닌 외교적 분쟁을 이유로 공관 인력을 철수시킨 것은 대한민국 외교 역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번 결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우크라 측에도 전달됐다고 한다.
이번 조치가 '외교적 항의' 차원인가란 질문에 박 대변인은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우크라 측이) 전향적 조치가 없다고 판단해서 이런 조치를 마련하게 됐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으로 한·우크라 양국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저희 목적"이라며 "우리 측이 그동안 요청해 왔던 사안에 대해 우크라 측이 진정성을 갖고 전향적인 조치를 취한 다음에 양국 관계의 발전을 논의하는 단계로 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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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조치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요청한 사항에 대해 여러 루트를 통해 분명히 전달했기 때문에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우크라 측의 전향적 답변이나 반응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향적 반응'이 구체적으로 어떤 수위의 조치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기존의 '재발 방지와 사과' 입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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