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딸'인데 오늘은 '꾸안꾸' 내일은 '화려'…2030 열광하는 '백화점 코어'[Why&Next]
현대百 2030 고객 비중 절반 육박
롯데百 2030 신규 고객 20%↑
신세계 30대 매출 비중 확대
디저트·팝업·문화공간 젊은층 공략
미래 VIP 선점 경쟁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현백코어'가 인기를 끌면서 '롯백코어' '신백코어' 등 백화점 이름을 딴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각 백화점이 가진 이미지를 패션 스타일로 표현한 것으로, 백화점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의 '부잣집 딸'을 연상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때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의 쇼핑 공간으로 여겨졌던 백화점이 젊은 세대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백화점 업계에서는 2030세대 고객 비중과 방문객 수가 증가하면서 젊은 소비층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SNS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이미지를 패션으로 재해석한 '현백코어'가 화제를 모은 데 이어 롯데백화점의 '롯백코어', 신세계백화점의 '신백코어'까지 등장하며 관심이 확산하고 있다. '코어(core)'는 특정한 분위기나 미학을 공유하는 패션 스타일을 뜻하는 표현이다.
현백은 '꾸안꾸' vs 롯백은 '단정' vs 신백은 '화려'…SNS 달군 백화점코어
현백코어는 오버핏 재킷과 와이드 팬츠 등 편안한 옷차림에 은근한 고급스러움을 더한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스타일을 가리킨다. 화려한 명품 로고 없이도 여유로운 부잣집 딸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핵심이다. 롯백코어는 아이보리 니트와 미니스커트, 고급스러운 코트 등을 활용해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스타일로 묘사된다. 신백코어는 가죽 재킷과 퍼, 선글라스 등 존재감이 강한 아이템을 활용한 화려하고 시크한 스타일을 뜻한다. 같은 부잣집 딸이라도 백화점마다 서로 다른 패션 취향을 가진 것으로 표현하는 셈이다.
실제 백화점 고객을 유형화한 것은 아니지만 젊은 소비자들이 백화점마다 서로 다른 이미지를 부여하고 이를 하나의 패션 코드로 즐기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백화점이 상품 판매 장소를 넘어 특정한 분위기와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코어 유행은 젊은 세대가 백화점을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브랜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처럼 젊은 층 사이에서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가 실제 방문과 소비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백화점들도 이번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百 2030 비중 절반 육박…롯데 신규 고객 20% 늘어
이 같은 '백화점코어' 유행은 백화점의 주력 고객층이 젊어지는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주요 백화점들이 수년간 2030세대를 겨냥한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실제 고객 구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close 증권정보 069960 KOSPI 현재가 77,700 전일대비 700 등락률 -0.89% 거래량 4,054 전일가 78,400 2026.10.22 09:16 기준 관련기사 VIP고객 급증한 백화점…웃지 못하는 '속사정' 한섬, 프랑스 고가 러닝 브랜드 '새티스파이' 국내 독점 운영 '큰손' 국민연금은 이미 손절…호실적 전망에도 3분기 백화점株 팔았다 에 따르면 전체 고객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7%에서 올해 1~9월에는 42.2%를 기록해 전체 고객의 절반에 육박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5.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올해 1~9월 20대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1% 급증했다. 10대(16.4%)와 30대(8.6%)도 40대(7.9%), 50대 이상(6.1%)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인 객단가 역시 10대가 27.1%, 20대가 10.8%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젊은 고객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2030세대 신규 고객 증가율은 2024년 15%, 지난해 10%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2030 여성 고객 매출은 1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30대는 25%로 2030세대가 35%를 차지했다.
신세계 신세계 close 증권정보 004170 KOSPI 현재가 266,000 전일대비 6,500 등락률 -2.39% 거래량 3,312 전일가 272,500 2026.10.22 09:16 기준 관련기사 VIP고객 급증한 백화점…웃지 못하는 '속사정' 돈은 다우키움, 주도권은 범 삼성가…중앙일보 인수전 속사정 박성준·마크 테토·오승환이 백화점 강단에…신세계 아카데미 겨울학기 모집 백화점에서는 올해 1~9월 전체 매출 중 30대 비중이 26.8%로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20대 이하도 4.0%로 0.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40대는 29.6%로 0.4%포인트, 50대는 23.7%로 0.6%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여전히 40대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지만 30대와의 격차는 좁혀지는 추세다.
매장 줄이고 휴식 공간 늘려…디저트·팝업으로 2030 공략
백화점들은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품 판매 중심의 매장을 휴식과 문화·체험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백화점을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이다. 5층에 약 3300㎡ 규모의 실내 녹지 공간 '사운즈 포레스트'를 조성하고, 1층에는 높이 12m의 인공 폭포가 있는 '워터폴 가든'을 마련했다. 전체 실내 조경 공간은 1만1240㎡로 의류 매장 약 170개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상업시설로 활용했다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6층 전문 전시관 '알트원(ALT.1)'도 올해 6월 누적 유료 관람객 160만명을 돌파하며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백화점은 K패션과 대형 팝업스토어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본점과 잠실점에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선보였으며, 롯데타운 잠실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500건 이상의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전국떡지순례2'와 '고디바 모찌' 등 인기 디저트부터 빅뱅 데뷔 20주년 프로젝트, 포켓몬스터 협업 행사까지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디저트와 서브컬처에 집중하고 있다. 강남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의 일본 도넛 브랜드 '아임도넛'은 구매까지 평균 1시간가량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점에서 열린 모바일 리듬게임 '프로젝트 세카이'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는 개장 당일 대기시간이 3시간에 달했으며 방문객의 약 70%가 20대 여성이었다.
2030 방문객을 미래 VIP로…백화점의 '고객 선점' 경쟁
백화점들이 2030세대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장기적인 핵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젊은 시절부터 특정 백화점을 자주 방문한 고객이 소득 증가와 함께 고가 상품 구매를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이미 높은 구매력을 갖춘 젊은 VIP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대백화점이 2021년 도입한 '클럽 YP'가 대표적이다. 45세 이하이면서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전용 라운지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클럽 YP 고객 수는 2024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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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다른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와 디저트, 문화·체험 공간이 새로운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면 VIP 멤버십과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는 이들을 지속적인 구매 고객으로 전환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2030세대는 취향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빠른 만큼 이들을 일시적인 방문객이 아닌 장기적인 우량 고객으로 전환하기 위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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