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사서 200억 빌리고 이자도 안 냈다…대기업 회장 막내딸의 '신박한 재테크' [상속자들]
글로벌세아그룹 오너 2세 김세라 부사장
개인회사 태범 채무 증가…원금·이자 쌓여
계열사 자금 동원해 대치동 빌딩 200억원대 매입
400억원대 시세차익 후 김세라 200억원 대여
2세 승계 과정 뭉치돈…그룹 세무조사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삼녀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이 개인회사에서 수백억을 빌린 뒤,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대출금이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금은 김 부사장의 개인회사가 강남의 빌딩을 산 뒤 매각해 챙긴 막대한 시세차익 중 일부로, 매입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 자금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자신이 지분 100% 소유한 태범으로부터 이달 18일 만기인 대여금 202억6800만원 등 총 204만1800원을 대여했다.
해당 대여금은 김 부사장이 2024년11월 빌린 193억2900만원과 연간 이자 9억3939만원에 지난해 11월 만기 연장하며 붙은 이자 8억9787만원, 지난해 7월 또 다른 대여금 1억5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200억원대 매입 대치동 빌딩 650억원에 매각 …김세라 부사장 200억원 차입
태범은 글로벌세아그룹 사옥에서 커피전문점 '카페쉐누'를 운영하며 지난해 매출액 13억원, 종업원수는 12명인 회사다. 태범의 대표이사는 이중오 세아상역 경영지원부문장이, 김 부사장은 사내이사를 맡고있다.
태범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4억5000만원에 그치는데, 김 부사장에 대한 자금 대여는 2023년 12월 회사 소유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빌딩을 650억원에 매각한 뒤 이뤄졌다.
이 빌딩은 태범이 2018년 일동통상으로부터 218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매입자금은 해당 빌딩을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150억원을 빌렸다. 나머지는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로부터 차입한 것으로 보인다. 태범의 2018 회계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세아아인스 61억원과 세아상역 66억원 등 129억원을 차입했다. 이자율은 각 3.50%였다.
태범은 이후에도 세아상역과 글로벌세아로부터 운영자금을 빌렸는데, 빌딩 매각 이후에는 글로벌세아에 255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자율은 6.28%였다. 그룹의 지원을 받아 부동산을 취득했던 오너2세 개인 회사가 부동산 매각 이후 그룹과 오너 개인에게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자금거래 중에서 김 부사장에 대한 대여금만 4% 이자율로 낮다.
대기업 집단 지정 후 세아상역 배당 중단…승계 재원, 커지는 의문
김 부사장의 차입은 글로벌세아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시점과 맞물린다. 글로벌세아그룹은 김웅기 회장이 1986년 설립한 패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세아상역을 모태로 인수합병(M&A)를 통해 성장했는데, 2000년대 중반 패션업체 인디에프를 인수한 데 이어 2020년 태림포장·태림페이퍼, 2022년 쌍용건설까지 인수하면서 2023년 4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특수관계인(총수일가)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등 규제 대상이 된 것이다.
앞서 글로벌세아그룹은 2015년 세아상역을 물적 분할해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와 의류 제조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세아상역으로 재편했다. 이후 2018년 세아상역이 김 회장의 세 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던 세아아인스를 흡수합병하며 세 자매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세아상역 지분을 확보했다. 장녀 김세연씨가 12.94%, 차녀 김진아 사장과 삼녀 김세라 부사장이 각각 12.56%를 갖고있다. 나머지 세아상역 지분 61.94%는 글로벌세아가 보유 중이다.
세 자매가 지분을 갖게 된 이후 세아상역은 배당을 확대했다. 세아상역은 2019년 배당금이 24억원에서 2020년 147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2021년 300억원, 2022년 500억원 등 3년간 배당금만 2275억원에 달했다. 대기업집단 지정된 첫해 배당금은 210억원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2024년 59억원, 지난해에는 배당하지 않았다.
글로벌세아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뒤 세아상역의 배당금이 급감하면서 김세라 부사장이 자신 소유의 개인회사 태범으로 자금을 빌린 셈이다. 업계에서 그룹의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 마련 목적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개인 차입 목적에 대해서는 증여세 납부 등과는 무관하며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 측에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세아상역은 올 들어 국세청의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는 횡령이나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일보까지 넘본 'M&A 큰손'…의류업체서 매출 6兆 대기업으로
글로벌세아는 김웅기 회장이 공격적인 M&A를 외형 성장을 이뤘다. 글로벌세아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9930억원으로 전년대비 16.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67억원으로 35.7% 늘었다. 의류 제조업을 중심으로 출발한 기업이 제지와 포장재, 건설, 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한 것이다.
올해 들어선 중앙일보 인수전에 뛰어 들어 관심을 모았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중앙일보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해 OK금융, 삼프로TV, 남부cc, 오리온, 다우기술 등과 함께 숏리스트(적격 인수 후보)에 포함됐지만, 지난달 이뤄진 본입찰에서 다우키움그룹과 CJ그룹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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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지주사인 글로벌세아 지분은 여전히 김웅기 회장에게 집중됐다. 사업회사에 대한 오너 2세의 지분 확보가 이뤄졌지만, 지주회사 차원의 경영권 승계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셈이다.
세 딸의 경영 참여도 제각각이다. 김진아 사장은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고, 김세라 부사장은 세아상역에서 주요 경영 업무를 맡아왔다. 장녀 김세연 씨는 직접적인 경영 참여보다는 지분 보유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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