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간부회의서 "벤치 여전히 부족"
"공간 특성·이용자 수요 반영해야"
펀디자인으로 일상 속 휴식공간 확대
골목에 '5분 그늘쉼터'… 좁은길도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령사회에 대비해 서울 전역에 벤치와 휴식공간을 확충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에 이어 '생활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발표하며 보행쉼터 재조성에 나섰다.


오 시장은 20일 간부회의에서 서울의 벤치와 그늘막 등 휴게시설이 해외 디자인상을 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벤치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라매공원 휴게공간 '하늘하늘'의 모습. 서울시

보라매공원 휴게공간 '하늘하늘'의 모습.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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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공시설물에 재미와 디자인 요소를 더하는 '펀디자인'과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을 접목해 단순히 앉아 쉬는 시설을 넘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는 벤치와 그늘막 등 일상적인 시설물에 창의적인 형태와 색채, 새로운 이용 경험을 더하는 '펀디자인'을 추진 중이다. 시민이 가까운 공원과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디자인을 즐기고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2021년에는 여의도한강공원에 그늘막 '구름막'을, 2022~2023년에는 '소울 드롭스(Soul Drops)' 벤치를 개발해 열린송현녹지광장과 여의도한강공원에 총 107개를 설치했다. 소울 드롭스는 2023년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제품디자인 부문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각각 본상을 받았다. 설치 장소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벤치 디자인도 다양화했다. 2024년에는 색상과 크기를 변형할 수 있는 벤치 8종 27개 유형을 공개했다.

공공공간에서 시작한 펀디자인은 민간 생활공간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10월 현대건설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서울의 13개 주택건설 사업지에 펀디자인 시설물을 도입하는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휴식과 놀이를 함께 즐기는 야외 휴게공간도 선보였다. 2024년 뚝섬한강공원의 '하늘하늘'에 이어 2025년 서울광장에 공개한 '한들한들'은 누워 쉬거나 부드럽게 회전하는 시설에서 주변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 올해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았다.


서울시는 공원과 광장뿐 아니라 시민들이 매일 오가는 골목과 경사로에도 휴식공간을 확충하고 있다. 올해 8월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에 이어 9월에는 '생활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발표했다.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집에서 생활거점까지 이동하는 동안 걸어서 5분 이내마다 잠시 앉거나 기대어 쉴 수 있는 '쉼 징검다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지하철역·버스정류장·시장·병원·복지시설 접근로와 경사로 등 보행약자의 이용이 많은 길을 우선 검토, 2027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에 '5분 보행쉼터망'을 시범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도로 모서리와 노상주차장 주변 등 자투리 공간도 쉼터 후보지로 발굴한다. 가로수·화단 등 기존 시설에 앉음 시설과 차양을 결합하고 공간 확보가 어려운 구간은 보행자우선도로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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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도시의 품격은 거창한 건축물뿐 아니라 시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벤치 하나, 쉼터 하나의 디자인에서도 달라진다"며 "자치구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 벤치 보급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시민의 편의는 물론 도시의 품격까지 높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달라"고 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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