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성평등 입법]②성평등 핵심과제 15개…국회 문턱 넘은 법안은 단 1건
법에 발목잡힌 제도 변화
李정부 성평등 정책 핵심입법 과제
양성평등위원회 권한 강화 등 포함
관련 법안 발의됐지만 상임위 계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유일하게 통과
입법 발의율 80%보다 '처리' 중요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 정책을 뒷받침할 핵심 입법과제 15개 가운데 관련 법안이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사례는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과제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대부분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22일 아시아경제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새정부 성평등·가족 정책 지원 방안'을 교차 분석해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성평등 핵심과제 15개를 추려 입법 현황을 점검한 결과, 관련 법안이 확인된 과제는 12개(80.0%)였다. 반면 관련 입법이 본회의를 통과한 과제는 1개(6.7%)뿐이었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기회와 권리가 보장되는 성평등 사회'와 '여성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 등을 제시하고 있다. 15개 과제에는 양성평등위원회 권한 강화와 사무국 설치, 성별영향평가 개편, 성인지 통계 생산 의무 강화, 고용평등임금공시제, 교제·친밀관계폭력법제화, 디지털성범죄 플랫폼 책임 강화, 성·재생산 건강권 보장과 임신중지 대체입법, 다양한 가족관계의 법적 포용 등이 포함됐다.
관련 법안 발의는 고용평등과 젠더폭력, 가족정책 분야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고용평등공시제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강화를 위한 법안, 교제폭력피해자 보호 법안, 임신중지 관련 모자보건법 개정안, 생활동반자관계법과 차별금지법 등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지난 14일에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양성평등위원회의 권고 기능을 강화하는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과 성별영향평가법 개정안 등 성평등 거버넌스 관련 법안 3건을 추가로 발의했다.
법안이 발의된 과제도 처리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고용 평등 임금 공시제 관련 법안 일부는 소위 회부·심사 단계에 있고, 교제폭력 관련 복수 법안도 계류 중이다. 임신중지 관련 모자보건법은 소위 심사가 진행 중이며 생활동반자관계법과 차별금지법도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국회를 통과한 관련 입법은 디지털 성범죄 대응과 맞닿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유일하다. 딥페이크 등 합성영상물 피해 실태 파악과 유통 방지 기술 개발, 수사기관의 불법 영상 삭제 요청 근거 등을 담아 2024년 11월 본회의를 통과했고 같은 해 12월 공포됐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2025년 6월 출범한 점을 감안하면 현 정부 이후 새로 국회를 통과한 관련 입법은 아직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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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양성평등위원회 사무국 설치, 양성평등기본법상 성인지 통계 생산 의무 강화, 성·재생산 건강 및 권리 보장 기본법 제정 등 3개 과제는 관련 입법을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성인지 통계는 단순한 통계 확충이 아니라 생산 의무 대상 확대와 정부의 조정 권한 강화 등을 법률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성·재생산 건강 및 권리 보장 기본법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뒤 22대에서는 재발의가 확인되지 않았다.
22대 국회가 임기 반환점을 지난 가운데 성평등 정책을 뒷받침할 입법 역시 '발의'에서 '처리'로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법안 발의율은 80%에 이르지만 국회 통과로 이어진 비율은 6.7%에 그친 만큼 고용평등공시제와 성평등 거버넌스 개편 등 주요 법안의 처리 여부가 후반기 성평등 입법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 특히 고용평등공시제와 성평등 거버넌스 개편 등 정부 정책과 맞물린 법안들이 실제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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