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지점서 예상 못 한 생리 시작
생리통에도 2시간48분51초 완주…최종 7위

극심한 컨디션 난조와 레이스 도중 찾아온 치명적인 신체적 고통 앞에서도 결승선을 향한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합천군청 소속 육상 선수 박서연(22)이 생애 첫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를 이겨내고 끝까지 완주하는 투혼을 발휘해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합천군청 소속 육상 선수 박서연(22). 박서연 인스타그램 캡처

합천군청 소속 육상 선수 박서연(22). 박서연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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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연은 지난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일반부 마라톤(42.195㎞) 결승에 출전해 2시간48분51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최종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상위권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감격 뒤에는 레이스 중반에 찾아온 극심한 고통이 숨어 있었다. 결승선 통과 당시 그의 다리에는 피가 흘러내린 흔적이 선명해 당시의 가혹했던 레이스 상황을 가늠케 했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 지키고 싶었다"

박서연은 경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생 첫 체전 마라톤을 7위로 마무리했다"며 숨겨진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레이스 25㎞ 언저리에서 예상치 못한 생리가 터졌다. 분명 2주 반 전에 이미 치렀기에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가파르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제주 코스의 언덕길과 갑작스럽게 찾아온 최악의 생리통으로 배가 쥐어짜듯 아프고 다리에 힘이 빠졌지만 "다시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며 이 악물고 달린 원동력을 밝혔다. 박서연은 지도해 준 감독 및 코치진과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도 했다.


'금기' 허무는 여성들의 당당한 고백

박서연의 이번 고백은 그동안 스포츠 현장에서 '금기'처럼 여겨져 온 여성 선수들의 월경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중국 수영 대표 푸위안후이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400m 계주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배를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당시 그는 "어디가 불편하냐"는 기자의 물음에 "어제부터 생리가 시작돼 배가 많이 아프다. 그래도 생리통이 성적 부진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고백했다. 여성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금기시되는 생리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낸 것이다.


미국 여자 피겨 국가대표 선수 앰버 글렌 역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경기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재 생리 중인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고 밝혔다. 글렌은 "이런 컨디션에서 얇은 경기복을 입고 전 세계 시선 속에서 연기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여성 선수들에게 중요한 문제지만 여전히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배드민턴 혼합복식 올림픽 2연속 동메달리스트 이가라시 아리사는 최근 일본체육대학 도쿄 세타가야 캠퍼스에서 열린 '월경과 컨디셔닝' 토크 행사에 참석해 10대 시절부터 겪은 생리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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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는 학창 시절부터 생리통이 심했다고 밝히면서 "두통과 복통이 너무 심해 훈련 도중 바닥에 쓰러져 누워있었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런 날도 있다'며 스스로에게 관대해지고 기분을 맞춰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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