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인순 “성평등 국회, 여성 숫자만으론 부족…의사결정 참여해야”
“남녀 동수 국회, 공직선거법에 제도적 근거 마련해야”
성평등가족부 역할은 ‘조정과 속도’…돌봄·고용 개선 강조
남인순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국회 의사결정 구조에도 여성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여성 의원의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직급과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이 고르게 참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성평등 입법의 외연을 넓히는 문제 역시 법을 만드는 국회의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남 부의장은 지난달 2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남녀 동수 국회가 되려면 제도 개선을 먼저 해야 한다"며 "남녀 동수 국회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공직선거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구성뿐 아니라 보좌진과 국회 조직에서도 여성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평등가족부에 대해서는 각 부처의 성평등 정책을 조정하고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교육·법무·복지 등 여러 부처에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성평등 업무를 적극적으로 다루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여성에게 집중된 돌봄 노동의 낮은 처우를 거론하며 보건복지부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음은 남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나.
▲제도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남녀 동수 국회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공직선거법에 명시해야 한다. 국회의원 구성뿐 아니라 보좌진과 국회 조직에도 여성들이 골고루 참여해야 한다.
-여성 의원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성평등한 국회가 될 수 있나.
▲성평등은 단순한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 직급에 여성이 골고루 있고, 특히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민생과 인권 의제도 앞순위로 올라올 수 있다. 국회사무처와 입법조사처 등 국회 내 여러 기구에서도 정책을 결정하는 상위 직급에 여성의 참여가 필요하다. 의장단에 여성이 포함될 수 있도록 각 정당도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최근 여야 여성 의원들의 '어울림 오찬회'를 마련한 이유는.
▲과거 호주제 폐지나 여성 할당제 도입처럼 공통 현안이 있을 때는 여야 여성 의원들이 함께 모여 목소리를 냈다. 오찬회에서는 '남녀 동수 사회'와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공동 현안으로 삼아 입장문을 채택했다.
-국회에 들어온 이후 성평등 측면에서 변화를 체감하나.
▲급격하게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 자체가 남성 독점적인 구조에서 시작됐다. 이제는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를 만들어갈 최소한의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한다. 모든 상임위원회에 여성이 참여하도록 하는 노력부터 필요하다. 아이를 동반한 시민의 참여를 돕는 일시 보육을 비롯해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고, 국회 구성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야 한다.
-성평등가족부의 업무가 다른 부처와 중첩된다는 지적도 있다.
▲중첩되면서 조정하는 것이다. 학교 내 성폭력 문제나 학생들의 성평등 교육은 교육부가 담당하지만, 이를 부처의 우선순위로 삼고 속도를 내도록 성평등가족부가 계속 업무를 협의하며 끌고 가야 한다. 법무부가 다루는 성폭력이나 스토킹 관련 범죄도 마찬가지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전문성과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고 대통령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돌봄과 고용 분야에서 성평등가족부가 해야 할 역할은.
▲가정 안에서도 돌봄이 여성에게 집중돼 있고 돌봄 인력에도 여성이 많다. 그런데 돌봄의 사회적 가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처우도 나쁘다. 보건복지부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성평등가족부가 성별영향평가를 통해 여성에게 집중된 직종의 처우가 너무 낮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처우를 개선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의 성평등 정책 추진은 어떻게 평가하나.
▲늘 이 분야에 욕심이 있어서 속도가 늦다고 생각하지만 성평등가족부를 만든 것은 의미가 크다. 다른 부처에도 성평등을 전담하는 체계를 두고, 성차별의 핵심 분야인 고용 관련 업무를 가져와 기능을 강화하려 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한다. 대통령과 총리가 힘을 실어주면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는다.
-미프진 도입 추진과 별도로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은.
▲모자보건법 개정과 별개로 약물을 통한 임신중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문제를 계속 제기해 왔다. 모자보건법에 수술과 약물 등 임신중지 방법을 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임신중지를 하는 여성에 대한 지원 관점에서 상담을 제공하고, 이후 피임이나 관련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모자보건법 외에 중점을 두는 입법 과제는.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이다. 여성가족위원장 시절부터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왔다. 피해자들이 계시지 않을 때도 생각해야 한다. 국가가 기록을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교육하는 일을 이어가야 한다. 전시 성폭력을 직시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위안부 피해자들이 해온 운동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끝없이 뜨는 숏폼, 수상하다 했더니…"하루 1519편 찍어낸다" 中 AI 토큰 절반 드라마에
-2030 여성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나.
▲청년 여성들은 정책에 민감하고 정책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유권자층이라고 생각한다. 안전과 일자리, 주거 문제가 서로 연결돼 있다. 디지털 성폭력에 대응해 영상물을 지우고 지원하고 있지만 파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현장에서 여성들이 체감할 만큼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뒤 자기 일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회부의장으로서 이 의제들을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모자보건법 개정과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공직선거법을 바꿔 남녀 동수 국회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으려고 한다. 여성 부의장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여성 관련 일을 했고 여성가족위원장도 맡았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속도를 내는 데 역할을 하려고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