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 불러주자 반복 후원
플랫폼·BJ 측 환불 거절 주장
과거 초등생 1억3000만원 후원 논란도
법정대리인 동의 여부가 관건

초등학생 딸이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에게 2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어머니가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에도 미성년자가 부모 몰래 수천만 원에서 1억원이 넘는 금액을 인터넷 방송에 후원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플랫폼의 결제 관리 책임과 미성년자 보호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등학생 딸이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에게 2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어머니가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초등학생 딸이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에게 2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어머니가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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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소셜미디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근 '초등생 딸이 엑셀 방송 BJ에게 200만원을 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금 손이 떨려서 글도 제대로 써지지 않는다"며 초등학생 딸이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면서 특정 남성 BJ에게 총 2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딸이 시청한 이른바 '엑셀 방송'은 여러 BJ가 출연해 시청자로부터 받은 후원금 액수에 따라 실시간 순위를 매기고 경쟁하는 형태의 방송이다. 후원 규모에 따라 출연자의 순위가 바뀌고 후원자의 이름을 부르거나 특별한 반응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A씨가 올린 글을 보면, 딸은 자신이 후원할 때마다 BJ가 닉네임을 불러주고 관심을 보이는 것이 좋아 반복적으로 돈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환불 과정에서 불거졌다. A씨는 "아이가 잘못한 것을 알고 당연히 혼냈다"면서도 "200만원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 않나. 플랫폼과 BJ 측에 환불을 문의하니 '규정상 불가능하다', '경찰에 신고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돈을 보낼 때는 몇 번 터치로 끝나더니 돌려받으려니 피해자가 온갖 곳을 직접 알아봐야 하는 것이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딸의 행동에 대한 자책도 털어놨다. A씨는 "아이가 평소 아이돌을 좋아하길래 타일렀더니 '방송하는 사람은 아이돌이 아니라 좋아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며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운 것인지 자책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부모 책임" vs "플랫폼도 보호장치 마련해야"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부모의 관리 책임과 플랫폼의 미성년자 보호 의무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부모 동의 없는 미성년자 결제는 취소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초등학생이 200만원이나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문제", "후원자의 관심을 돈으로 유도하는 구조가 어린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플랫폼의 책임을 지적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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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자녀가 부모의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치한 책임도 있다", "BJ가 실시간으로 후원자의 나이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미 받은 후원금을 무조건 돌려줘야 한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이번 사건은 단순한 결제 사고를 넘어 인터넷 방송의 후원 경쟁 구조가 미성년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후원자의 닉네임을 불러주거나 순위에 따라 특별한 관심을 제공하는 방식은 시청자에게 즉각적인 보상을 받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시청자는 관심과 인정을 얻기 위해 충동적으로 후원금을 지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 계정에 대한 결제 한도 강화와 법정대리인 동의 절차의 실효성 확보, 고액·반복 결제 시 보호자 알림 기능 등 실질적인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자녀의 인터넷 방송 이용 내역과 결제 수단을 보호자가 확인하고, 온라인 후원의 특성과 금전적 위험에 대해 교육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등생이 1억3000만원 후원하기도…반복되는 환불 논란

A씨 딸을 사례와 같이 미성년자의 인터넷 방송 고액 후원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당시 11세였던 초등학생이 어머니의 휴대전화와 계좌를 이용해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BJ들에게 약 1억 30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학생은 열흘 동안 여러 BJ에게 거액을 송금했으며, 해당 금액은 가족이 전셋집 이사를 위해 마련한 보증금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후원금을 받은 BJ 30여명에게 일일이 연락해 환불을 요청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플랫폼 측이 우선 환불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2021년에는 인터넷 방송인 랄랄이 중학생 시청자로부터 약 140만원 상당의 유료 후원 아이템을 받은 뒤 환불을 거부해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랄랄은 무분별한 후원을 반복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환불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비판이 이어지자 해당 학생의 가족을 찾아가 후원금을 전액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례들은 미성년자가 보호자 명의의 휴대전화나 계좌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에서 고액 결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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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미성년자 후원금 환불 사례의 법적 핵심 쟁점은 미성년자의 결제 행위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먼저 대한민국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의받지 않은 법률행위는 미성년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취소할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생이 부모의 동의 없이 인터넷 방송 유료 아이템을 구매했다면 관련 법률에 따라 결제 취소를 요구할 여지가 있다. 다만 미성년자의 결제라고 해서 모든 후원금이 무조건 환불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사전에 사용을 허락한 재산으로 결제했는지, 미성년자가 성인으로 속여 거래했는지, 보호자 명의 결제 수단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했는지 등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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