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성평등 입법]①성평등 법안 3건 중 2건 ‘폭력·피해자 보호’…입법도 쏠림
폭력·피해자보호 82건…성평등·여성정책의 2배
핵심 법안 77% 계류·심사…공포는 9건
제22대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에 접수된 여성·성평등 관련 핵심 의원발의 법안 3건 중 2건은 젠더폭력·성착취 대응과 피해자 보호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 제도와 여성정책 등 다른 영역보다 범죄 대응과 피해자 보호에 입법의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21일 아시아경제가 성평등가족위원회에 접수된 법률안 251건을 전수 분석해 가족·돌봄·청소년 일반 법안을 제외한 여성·성평등 핵심 의원발의 법안을 추린 결과(20일 기준) 모두 12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젠더폭력·성착취·피해자보호분야는 82건(67.2%)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넘었다. 성평등제도·여성정책 분야는 40건(32.8%)이었다.
법안은 일부 법률에 더욱 집중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43건(35.2%)으로 가장 많았다. 양성평등기본법 23건(18.9%),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14건(11.5%),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호·지원 관련 법률 12건(9.8%) 등의 순이었다. 상위 4개 법률에 해당하는 법안만 92건으로 전체의 75.4%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도 아동·청소년 성범죄와 성폭력, 가정폭력, 스토킹, 인신매매 등 폭력 대응과 피해자 보호 관련 법률에 발의가 몰렸다. 가정폭력방지법 개정안은 9건, 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인신매매 등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각각 5건이었다.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4건, 여성폭력방지기본법 개정안은 3건이었다. 성평등가족위 소관 핵심 의원발의만 놓고 보면 폭력·피해자보호 분야 법안이 성평등 제도·여성정책 분야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정당별 대표발의는 더불어민주당이 80건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의힘 30건, 조국혁신당 10건, 진보당과 개혁신당이 각각 1건이었다. 민주당은 젠더폭력·성착취·피해자보호 분야가 50건(62.5%), 성평등·여성정책 분야가 30건(37.5%)이었다. 국민의힘은 26건(86.7%)이 젠더폭력·성착취·피해자보호 분야에 해당했다. 특히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이 19건으로 국민의힘 대표발의 법안의 63.3%를 차지했다. 혁신당은 10건 가운데 두 분야가 각각 5건이었다. 정당별 수치는 대표발의자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발의에 비해 실제 입법 진척은 더딘 편이다. 22대 국회가 임기 반환점을 지난 가운데 122건 중 공포된 법안은 9건에 그쳤다. 위원회 대안에 반영돼 폐기된 법안은 19건이며, 나머지 94건(77.0%)은 여전히 계류·심사 상태다. 가장 많이 발의된 청소년성보호법은 43건 가운데 38건이 계류돼 있고, 양성평등기본법도 23건 가운데 22건이 최종 처리되지 않았다. 성폭력방지법은 14건 가운데 8건이 계류·심사 중이다.
다만 이번 분석은 성평등가족위 소관 법률안만을 대상으로 했다. 여성·성평등 관련 입법은 다른 상임위원회에서도 다뤄지고 있다. 성별임금격차와 고용 성차별 관련 법안은 환경노동위원회, 성폭력·스토킹 처벌과 일부 교제폭력 관련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임신중지와 성·재생산건강 관련 법안은 보건복지위원회 소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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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임기 후반으로 접어든 만큼 특정 분야에 집중된 성평등 입법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이미 발의된 법안을 실제 제도 변화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핵심 법안 10건 중 8건 가까이가 아직 계류·심사 단계에 머물면서 발의 건수에 비해 입법 성과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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