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영상 10개 중 4개는 AI 제작
일부 영상은 전문가 사칭도
수익은 상위 10%에 집중
유튜브에서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의사가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고령층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의료 전문가처럼 행세하며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영상이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르는 등 AI를 활용한 콘텐츠의 신뢰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 규모도 커지면서 조회 수와 수익 창출에 치중한 콘텐츠 제작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 규모도 커지면서 조회수와 수익 창출에 치중한 콘텐츠 제작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시아경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한 달간 유튜브에 게시된 '노인 건강' 관련 조회 수 상위 100개 영상 가운데 42개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개 영상은 실제 의사 등 의료 전문가를 사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영상은 가짜 전문가의 이름을 채널명으로 내세우거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는 것처럼 연출했다. AI로 제작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표시가 누락된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영상은 의료 전문가의 발언을 신뢰하는 고령층에게 잘못된 건강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시청자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실제 건강관리나 치료에 활용할 경우 적절한 진료 시기를 놓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허위 건강정보 확산에 고령층 피해 우려
실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실시한 '건강정보 인식 조사'에 따르면 60대 응답자의 45.4%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건강정보를 찾아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정보를 접하는 매체로는 인터넷 포털이 49.7%로 가장 많았고, 유튜브가 14.4%로 뒤를 이었다. 건강정보를 온라인에서 얻는 고령층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가를 사칭한 AI 영상에 대한 관리·감독이 충분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제기된다.
실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실시한 '건강정보 인식 조사'에 따르면 60대 응답자의 45.4%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건강정보를 찾아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건강 위해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생산자나 플랫폼에 자율적인 조치를 권고할 수 있지만, 그동안 자체 점검과 자율적 준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실제 영상 삭제를 요청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구글코리아는 51개 채널의 영상 100개를 검토하고 유튜브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10개 채널을 폐쇄했다. 해당 채널에 게시된 영상 31개도 삭제했다.
또 AI 제작 사실을 표시하지 않은 영상 13개에는 AI 라벨을 적용했으며, 5개 채널의 영상 10개에 대해서는 수익화 중단 조처를 내렸다. 이처럼 전문가를 사칭한 AI 영상에 실제 수익화 중단 조치까지 이뤄지면서 유튜브의 콘텐츠 관리뿐 아니라 수익화 체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인 미디어 법인 신고 수입 1조1134억원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미디어 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거대한 수익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같은 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창작자 과세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법인세 신고 기준 1인 미디어 관련 업종 법인은 총 2024개로, 신고 수입금액은 1조1134억원에 달했다.
연간 수입금액이 10억원 이상인 법인은 207곳으로 전체의 약 10%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신고한 수입은 8427억원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반면 나머지 1817개 법인의 신고 수입금액은 2707억원으로 전체의 24%에 그쳤다. 고수입 법인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연간 수입금액 10억원 이상인 법인은 2021년 22개에서 2025년 207개로 9.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법인의 신고 수입금액은 636억원에서 8427억원으로 13.3배 증가했다.
전체 법인 신고 수입에서 고수입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60%에서 2025년 76%로 16%포인트 높아졌다. 1인 미디어 시장의 외형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개인 가동사업자는 2021년 9633명에서 2025년 3만6604명으로 3.8배 증가했고, 가동법인은 같은 기간 1167개에서 3182개로 2.7배 늘었다.
관련 업종을 주업종으로 하는 개인사업자의 사업소득 총수입금액도 2021년 귀속 7967억원에서 2024년 귀속 1조6236억원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무엇보다 플랫폼을 통한 수익 창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까지 쉬워지면서다. 이 과정서 조회 수 확보와 수익화 과정에서 허위·과장 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세청 역시 확대되는 1인 미디어 시장에 대응해 과세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유튜브 광고 수익을 비롯해 슈퍼챗·슈퍼땡스, 채널 멤버십 등과 관련한 외화수취자료를 바탕으로 수입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이를 부가가치세·소득세 신고자료와 비교·분석해 무신고 또는 과소신고 혐의가 있는 사업자의 신고 적정성을 검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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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인 미디어 시장이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수익에 대한 투명한 과세뿐 아니라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의 책임도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건강과 직결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칭과 허위정보 유통을 차단하고, AI 콘텐츠의 표시 및 수익화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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