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반대에 부딪혀 정작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이 300개소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산사태 취약지역 밖에서 발생한 산사태 비중이 전체의 90%를 차지한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지역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갑)이 산림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2025년 토지 소유주 등 이해관계인의 이의신청으로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위원회에서 부결된 구역은 총 297곳이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험도와 인근에 민가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후 열람 공고를 거쳐 지정위원회의 심의를 열고, 심의 결과에 따라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정된 구역은 정기점검과 주민대피 지원 등 집중 관리를 받는다.
현행 산림재난방지법 및 산림청 지침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구역을 대상으로 사방사업을 우선 시행하고, 연 2회 이상 현지 점검 및 대피체계 구축 등을 지원한다.
문제는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과정에서 생기는 주민 반대다. 지정 결과에 따라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거나,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주민들이 반대 민원을 내는 경우다. 이 때문에 정작 산사태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 관리 대상에서 빠지는 곳이 생긴다.
산사태 취약지역에 지정되지 않은 구역은 예방시설 투자와 예보경보 장치 설치 대상을 정할 때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이 때문에 관리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는 것이 송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피해는 산사태 취약지역 미지정 구역에서 많이 발생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2637건이며, 이중 2393건(90.7%)은 산사태 취약지역 밖에서 발생했다. 산사태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15명이다.
이와 관련해 산림청은 올해부터 읍·면·동 단위 산사태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주민이 취약지역 지정이 필요한 곳을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산사태 점검·대응 인력도 지난해 760명에서 올해 9272명으로 늘렸다.
또 실태조사 대상을 1만7000곳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한편 내년까지 기존 통계를 기반(로지스틱 회귀)으로 하는 위험지도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 학습 기법을 적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지도의 정밀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산사태 취약지역 미지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위험도를 아무리 정확히 예측해도 미지정된 구역에서 실제 예방 조치가 진행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산사태 피해 예방에도 제약이 따른다는 이유다.
송 의원은 "현행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관리 제도를 보완할 시스템을 만들고, 미지정 위험지역까지 산사태 예방을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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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산림청은 이의신청 부결 지역의 재검토 절차와 객관적 지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민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태 고위험 구역의 인근 민가 실태와 위험 해소 공사 추진 상황을 별도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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