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망 고정역률 1.0으로 운전
재생에너지 전압 변동에 취약
"인버터 등 성능 개선 필요"
우리나라 배전망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압과 주파수 이상 시 태양광 인버터가 한꺼번에 탈락하면 지난해 스페인, 포르투갈 대정전과 같은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불안정에 대비해 인버터 성능 개선 등 전력망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김포시갑)은 19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접속 용량 41.1기가와트(GW) 가운데 배전망이 30.7GW로 약 75%를 차지한다. 접속 건수로는 99%가 배전망을 이용하고 있다. 한전은 고정 역률 1.0으로 배전망을 운전하고 있다.
고정 역률이란 전기 설비가 미리 정한 역률 값을 유지하도록 운전하는 방식이다. 고정역률이 1.0이란 전체 공급 전력 가운데 실제 일을 하는 전력(유효전력)이 100%라는 뜻이다. 전력 설비가 고정 역률 1.0으로 운전하면 전압을 조절하는 무효전력이 부족해 전압이 갑자기 상승하거나 떨어질 때 전력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갑자기 증가할 경우 전력망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전은 지난해 345킬로볼트(㎸) 계통에서 과전압이 약 5만5000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유럽 송전망운영자협의체(ENTSO-E) 전문가 패널이 지난해 발생한 이베리아반도 대정전의 원인을 14개 요인으로 분석하면서도 직접적인 원인을 과전압으로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의 고정 역률 운전과 소형 태양광의 연쇄 과전압 차단이 전압 상승을 키웠다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계통에서 고장이 발생해도 인버터가 탈락하지 않는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압이 떨어져도 견딜 수 있는 LVRT(Low Voltage Ride-Through), 주파수가 이탈해도 버티는 LFRT(Low Frequency Ride-Through), 과전압에 버티면서 무효 전력을 흡수하는 HVRT(High Voltage Ride-Through) 등의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한전 측에 배전망 인버터에 이러한 기능이 있는지를 물었으나 한전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배전망에 연계된 태양광 인버터 상당수가 전압과 주파수 변동에 대응하는 기능이 없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그간 90킬로와트(㎾) 이상 설비를 대상으로 지속운전 성능을 보장해 왔고, 앞으로 20㎾ 이상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LVRT·FRT·HVRT와 관련한 보완 계획을 2029년까지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관성 확보를 위해 동기조상기를 2034년까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정오 태양광 발전량은 약 25.2GW로 총 발전량의 44.5%를 차지했다. 같은 시각 석탄발전은 약 6.1GW까지 줄었다. 관성을 제공하는 동기발전 비중이 낮아진 상황에서 인버터가 일제히 탈락할 경우 주파수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최후 수단인 저주파수 부하차단(UFR)이 작동하는데, 태양광이 연계된 배전선로는 차단해도 실제 줄어드는 부하가 설정치보다 작아질 수 있다. 이에 김 의원은 UFR 대상 배전선로 가운데 태양광이 연계된 선로 규모와 낮 시간대 실제 차단량이 설정치 대비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대해서도 파악 여부와 점검 결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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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재생에너지는 반드시 늘려가야 하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받아낼 계통이 준비되지 않으면 이베리아와 같은 대규모 정전은 국민 몫이 될 수 있다"며 "배전망 인버터의 성능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공개하고, 기능이 없는 기존 설비의 개선 계획과 예산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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