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각!" "수만오빠 정정하시네"…'유명인 싹 다 쓰는 챌린지' K팝 흥행 공식 바꾼 AI
'니온' "이혼 앤 비혼" 가사 패러디
발매 29시간 만에 멜론 톱100 정상
춤 대신 AI 합성…챌린지 방식 변화
초상권·저작권 보호와 지속성은 과제
인공지능(AI)이 K팝 신곡 홍보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가수들이 직접 안무를 따라 추던 챌린지 대신 유명인의 얼굴에 춤 동작을 입힌 AI 패러디가 새로운 흥행 동력으로 떠올랐다. 신인 걸그룹 A2O 라이트의 데뷔곡 '니온(NEON)'이 대표적이다. 이수만과 유영진은 물론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과 유지태까지 춤추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새로운 홍보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제작한 9인조 걸그룹 A2O 라이트는 지난 13일 발표한 니온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발매 29시간 만인 14일 오후 11시 멜론 톱100 정상에 올랐다. 2021년 차트 개편 이후 신인 그룹 데뷔곡으로는 최단 기록이다. 18일 일간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으며, 공식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1360만회를 넘어섰다.
흥행의 출발점은 가사 패러디였다. 후렴구 'Neon and beyond'가 우리말로 '미혼 앤 비혼', '이혼 앤 비혼'처럼 들린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위염 앤 비염' 등으로 바꿔 부르는 영상이 쏟아졌다. 유명 인플루언서들까지 가세하며 유행이 번졌다.
그룹 A2O 라이트가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A2O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글로벌 데뷔쇼 '웰컴 투 소울라이트 프롬 A2O 소울 A2O 라이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여기에 AI 합성 영상이 불을 지폈다. 멤버 시리와 아이찡이 마주 보고 추는 도입부 안무에 유명인의 얼굴을 입힌 것이다. 소녀시대 써니는 15일 이수만과 유영진이 나란히 춤추는 AI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배우 지예은과 댄서 바타, 영화·드라마 속 인물들을 등장시킨 패러디도 잇따랐다. 같은 음악과 동작이라도 누가 춤추느냐에 따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열풍은 기존 K팝 안무 챌린지와 차별화된다. 2020년 지코의 '아무노래'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코가 화사, 청하 등과 함께 춤추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후 기획사들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짧은 안무를 제작하고 다른 가수나 인플루언서와 함께 촬영하는 방식으로 신곡을 홍보해왔다.
반면 니온은 기존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숏폼에 적합한 3분 미만의 곡이 늘어나는 추세와 달리 재생시간이 3분 28초에 달한다. 유영진과 미국 프로듀서 뎀 조인츠가 작업한 곡에는 강렬한 비트와 아카펠라 화음, 고음, 댄스 브레이크까지 담겼다. 안무도 난도가 높다. 안무가 제이블랙은 "시안을 보냈는데 좀 더 어렵게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따라 하기 어려운 춤이 AI를 만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로 바뀐 셈이다. 기존 챌린지는 직접 안무를 익히고 촬영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어떤 인물을 등장시키고 누구와 짝을 짓느냐가 재미를 좌우한다. 기획사가 주도하던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이 새로운 패러디를 생산하고 확산시키는 구조로 진화한 것이다.
다만 AI 패러디가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음원 성적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초상권과 저작권 문제도 뒤따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오늘 저녁은 한우다" 반값에 혹해 갔는데…"또 뭐가 있어야 더 사지요" '텅 빈' 홈플러스
브리짓 에번스 스포티파이 글로벌 비즈니스 마케팅 총괄은 "기업들은 유행에 빨리 반응하는 것과 대중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을 혼동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음악 플랫폼 훅의 창업자 가우라브 샤르마는 "AI와 가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 혁신과 권리자의 참여가 함께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