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약사회 "안전장치 완화…전면 재검토해야"
원산협 "환자 접근성 저해하는 중복 규제" 비판

정부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의료계와 약사단체, 산업계가 각각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의사·약사단체는 환자 안전과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한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며 개정안 재검토를 요구한 반면 원격의료 플랫폼업계는 처방일수 제한 등이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불필요한 진료와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면진료' 하위법령 놓고 의·약사단체 vs 산업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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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비대면진료의 대면진료 보완, 재진환자 중심,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비대면진료 전담기관 금지 등 4대 원칙이 하위법령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약사회도 "처방일수 제한과 공공 시스템 구축, 의약품 배송 관리 등 환자 안전을 위한 보완책이 부족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가장 큰 쟁점은 초진환자의 처방일수다. 복지부 개정안은 초진 비대면진료의 처방을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제한하되, 과거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사가 기존 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1회에 한해 최대 30일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의협은 이 같은 예외가 초진환자에 대한 장기 처방을 허용해 7일 제한 원칙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진 30일 처방 조항을 삭제하고, 예외가 필요하더라도 14일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약사회는 처방일수 제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료기관의 처방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중복 처방을 차단할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7일 제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스템 구축 이후에도 예외를 인정할 진료 이력은 최근 6개월 이내의 대면진료 기록 등으로 엄격하게 한정하고, 재진 비대면진료 역시 1회 최대 60일로 처방일수를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은 "30일 처방 예외를 단 한 차례만 허용하는 것은 의료 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려운 규제"라고 반박했다. 의료기관이 환자의 다른 병원 이용 이력이나 예외 적용 여부를 확인할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위반 책임까지 의료인에게 지우면, 의사들이 예외 처방 자체를 꺼릴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원산협 조사에선 만성·관리질환 비대면진료 이용자의 58.0%가 30일을 초과하는 처방을 받는다고 답했다. 원산협은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가 초진 처방 제한을 적용받으면 필요한 약을 확보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환자의 진료 이력과 의학적 판단에 따라 의사가 처방일수를 결정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진료 전담기관을 막기 위한 규제도 논란이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비율을 30%, 의사 1인당 월평균 진료 건수를 500건으로 제한하면서도 평일 오후 8시 이후, 토요일 오후 6시 이후, 휴일 진료는 산정에서 제외했다. 의협과 약사회는 "야간·휴일 진료를 제한 산정에서 빼면 사실상 비대면진료만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생길 수 있다"며 "민간 플랫폼이 특정 의료기관을 밀어주거나 의약품 오남용을 유도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도록 감독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의약품 배송 관리체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약국 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전달할 수 있는 환자군과 지역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배송업자 등록제와 위반 업체에 대한 제재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배송 과정에서 환자의 복용 의약품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마련하고,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과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도 신속히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의협은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범위에서만 허용될 때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회원들과 비대면진료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약사회 역시 "의약품 안전과 환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더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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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원산협은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의 보완적 수단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며 "하지만 환자 안전을 위한 규제가 오히려 의료 접근성을 낮추고 의료비 부담을 키워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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