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이 2027년 베토벤 서거 200주년을 맞아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인다. 조성진, 선우예권, 박재홍 등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한다. 특히 조성진은 2016년 이후 11년 만에 서울시향 정기공연 무대에 올라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한국 작곡가 신동훈의 피아노 협주곡을 아시아 초연(6월24~25일)한다.


서울시향이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7시즌 공연 일정을 공개했다.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는 "베토벤 서거 2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 만큼 베토벤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했다"며 "내년 키워드도 베토벤과의 연관성, 음악적 표현의 자유 등을 고려해 '자유'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2027 서울시향, 베토벤 통해 '자유' 조명…조성진과 11년 만에 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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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베토벤 첫 3회 공연…정재왈 대표 "클래식 관객 늘었는지 확인할 것"

츠베덴 음악감독은 "청력을 잃은 베토벤은 자신의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했던 작곡가"라며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통해 '자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케스트라도 음악적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케스트라도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연주를 추구한다"며 "그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음악을 깊이 파고들었을 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츠베덴 감독은 '피델리오'가 자유라는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오페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델리오'의 주인공은 감옥에서 해방돼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피델리오'에는 소프라노 제니퍼 홀러웨이(레오노레 역), 테너 사이먼 오닐(플로레스탄 역), 바리톤 이동환(돈 피차로 역), 소프라노 황수미(마르첼리네 역)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세아이운형문화재단과 함께 '피델리오'를 모두 3회 선보인다. 서울시향이 두 차례 공연하고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주최로 한 차례 더 무대에 올린다.


내년 3월 말러 교향곡 5번과 12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도 각각 3회 공연한다. 서울시향이 같은 프로그램을 세 차례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 대표는 "3회 공연을 통해 실제로 클래식 관객들이 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예술의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공연이 아닌 '우리 동네 음악회', 퇴근길 콘서트, 뮤지엄 콘서트, 강변음악회 등 시민 대상 공연을 통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상당히 늘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서울시향이 연간 140여 차례 공연하는데 클래식 애호가들이 주로 찾는 정기공연보다 시민 대상 공연이 약 100회로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 공연에서는 클래식의 문턱도 상당히 낮아졌고 클래식은 어렵다는 선입견도 상당히 해소됐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티켓 수요가 굉장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3회 공연의 성과가 좋으면 향후 공연 횟수를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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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베덴 음악감독 "서로의 소리 듣게돼…앞·뒤 소리 균형 좋아져"

츠베덴 감독은 내년 취임 4년 차를 맞아 5년 임기의 후반부에 들어선다. 그는 취임 이후 서울시향 단원들이 자신의 연주에만 집중하기보다 다른 파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가 취임하기 전에도 서울시향은 훌륭한 오케스트라였다"며 "자신의 연주뿐 아니라 다른 악기들의 연주도 이해하고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이 훨씬 좋아졌다. 덕분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의 음향 균형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앞쪽에서만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뒤쪽에서부터 소리가 형성되는 듯한 깊이와 균형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츠베덴 감독은 "베를린 필처럼 오케스트라 뒤에서부터 소리가 나와서 균형이 맞기를 바란다"며 "이런 사운드가 나오려면 연주자들이 서로를 잘 이해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확실히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뉴욕 카네기홀을 포함한 북미 투어에 이어 올해 8월에는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3개국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내년에도 해외 공연은 이어진다. 특히 5월에 비유럽권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으로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축제 개막 무대에 올라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연주한다. 이에 앞서 4월 서울 정기공연에서도 같은 작품을 먼저 선보인다.


츠베덴 감독은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축제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함께 유럽의 유서 깊은 음악축제"라며 서울시향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비유럽권 오케스트라로서는 최초로 개막 공연에서 연주한다는 것, 그리고 이 공연이 유럽 전역에 방영된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츠베덴 감독 취임 이후 시작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도 이어진다. 내년에는 3월 교향곡 5번, 11월 교향곡 3번을 연주한다. 연주 실황은 녹음해 음반으로 발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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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럽권 최초 프라하 봄 개막 연주회…히마리·조성진 등 스타 협연진

츠베덴 감독은 오랫동안 공석인 악장 자리도 채우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악장에게 탁월한 연주력뿐 아니라 단원들과의 소통 능력, 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대사이자 외교관으로서의 역할, 지휘자와 단원을 잇는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솔로 연주에서도 협연자급의 기량을 갖춰야 한다며 "서울시향이 그런 악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신년음악회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2011년생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히마리가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히마리는 지난해 3월 13세의 나이로 베를린 필하모닉 정기공연에 아시아인 최연소 솔리스트로 데뷔해 주목받았다. 츠베덴 감독은 히마리를 "지난 반세기 바이올린 역사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연주자"라고 평가하며, 세계적으로 섭외가 어려운 연주자를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 자체가 서울시향의 큰 성취라고 말했다.


히마리에 이어 피아니스트 박재홍(1월), 선우예권(4월), 조성진(6월), 후지타 마오(7월), 드미트리 시시킨(7월),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4월), 아우구스틴 하델리히(5월), 다니엘 로자코비치(11월), 비올리스트 타베아 치머만(8월) 등이 협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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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지휘자로는 로더릭 콕스(2월), 이얼(4월), 투간 소키예프(6월), 티에리 피셔(7월), 에마누엘 체크나보리안(7월), 데이비드 로버트슨(8월), 최수열(8월), 홀리 최(10월), 유카페카 사라스테(11월) 등이 무대에 오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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