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주포 생산 일원화…수출 경쟁력 강화
K9 포신 공급계약 승계…방산사업 다각화
인력 전원 고용승계…내년 1분기 인수 완료
현대로템이 현대위아의 방산사업을 약 3584억원에 인수하며 K2 전차의 차체부터 핵심 무장인 주포까지 생산체계를 일원화한다. 핵심 부품의 생산 역량을 내재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현지화 품목을 확대함으로써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는 계열사에 분산된 방산 역량을 현대로템에 집중하는 사업 재편이 본격화됐다는 의미가 있다.
현대로템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위아 특수사업부의 자산과 부채, 인력, 지적재산권 등 사업 일체를 3583억8600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현대위아 특수사업부의 영업가치 4800억원에서 토지·건물 등 부동산을 제외한 금액이다. 현대위아는 오는 11월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분기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K2 전차 생산체계의 수직계열화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K2 전차의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핵심 화력 장비인 120㎜ 주포는 현대위아에서 공급받아 왔다. 인수가 완료되면 전차 완성품 생산부터 주포 제조까지 한 회사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전차와 주포 생산의 일원화는 생산 일정 조율과 품질 관리, 원가 절감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경쟁력은 추가 수주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인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현지화 품목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로템이 기존 전차 사업에 더해 화포 제조사업까지 확보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는 K2 전차 주포뿐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에 들어가는 155㎜ 포신과 함정용 함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포신 공급계약을 포함해 특수사업부의 계약 관계를 모두 승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은 자체 생산하는 K2 전차에 주포를 공급하는 동시에 다른 방산업체에 화포를 납품하는 사업도 확보하게 된다. K9 자주포의 해외 수출이 확대되면 포신 공급사업에서도 추가 성장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인수 대상 사업의 수익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위아 특수사업부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약 4000억원, 4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약 10%에 달하는 사업으로, 현대로템은 이번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기존 현대로템에 공급하던 K2 주포 매출은 인수 이후 내부거래로 전환되는 만큼 해당 사업부 매출 전체가 연결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는 방산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역할 분담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는 1976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이어온 모태 사업이다. 현대위아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과 로봇 등 미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현대로템은 방산사업의 수직계열화와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구조다.
현대로템은 특수사업부 소속 인력을 전원 고용 승계하고 인수 절차가 끝나면 생산공장도 이전할 계획이다. 사업 통합 이후 생산체계를 재편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장 이전에 따른 추가 투자 규모와 구체적인 이전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는 현대로템이 방산 수출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시점에 추진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로템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조6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3분기 말 전체 수주잔고는 29조1420억원에 달한다.
재무 여력도 충분하다. 현대로템의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1조8787억원으로 인수 금액의 5배를 웃돈다. 차입금은 145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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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방산사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지화 품목을 확대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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