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첫 국감서 검찰개혁 공방
노무현 서거 거론에 여야 충돌
공판검사 1명당 재판부 1.4개
기소계획서 유출·수사관 인사 논란

"위원님께서 착잡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 또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수도권 공소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청 폐지에 대한 소회를 묻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같이 답했다. 박 청장은 검찰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진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과거 검찰권 행사를 반성해야 한다는 여권의 지적에는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광역공소청(옛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광역공소청(옛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직접수사·보완수사 사라져 착잡"…검찰권 남용엔 사과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감에서는 검찰개혁의 배경과 정당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첫 질의에 나선 곽 의원은 검찰에 20년 넘게 몸담은 간부들이 수사권을 잃은 공소청에서도 계속 근무하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검찰이 과거 대형 부패범죄를 수사하며 존재 의미를 인정받았다"며 "검찰의 수사 역량을 다 떼고 공소청으로 바뀐 상태라면 20년 이상 검찰에 몸담았던 분들은 용퇴하는 게 맞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어 박 청장에게 검찰청 폐지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박 청장은 "검찰의 많은 기능 중에서 직접 거악을 척결하는 기능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경찰과 같은 1차 수사기관의 수사를 한 번 더 살펴보는 보완수사 기능까지 없어지고 명칭도 공소청이 된 점에 대해 착잡하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국민을 위해 해야 할 본연의 기능이 있다"며 "새로운 제도 아래에서도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검찰청 폐지에 대한 아쉬움을 밝히기에 앞서 과거 검찰권 행사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왜 검찰개혁이 이뤄졌는지 반성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박 청장에게 입장을 물었다.


박 청장은 "최근 몇 년간 절제되지 못하거나 형평성에 어긋나고 공정성을 의심받는 검찰권 행사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박 의원이 국민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재차 묻자 "절제되지 못했거나 형평성이나 공정성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 출범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정문에 교체된 현판이 붙어 있다. 2026.10.2. 강진형 기자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 출범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정문에 교체된 현판이 붙어 있다. 2026.10.2.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검찰청 폐지 배경에 노무현 전 대통령 거론…여야 설전

이날 국감에서는 검찰청 폐지의 배경을 둘러싸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까지 거론되면서 여야 간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뀐 데 대해 "검찰 창피를 주려는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이 검찰을 향해 쌓아온 복수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과거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불렀다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에 책임을 돌렸다"고도 했다.


이에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김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면서 회의장에서는 설전이 벌어졌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춘추관장 겸 보도지원비서관을 지낸 서 위원장은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서 그렇게 이야기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폐족'이라는 표현은 당시 안희정 전 지사가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사용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서 위원장은 김 의원의 발언을 "허위사실"이라고 거듭 비판했고, 야당 의원들이 이에 맞서면서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1재판부 1공판검사' 아직 요원…박철우 "몇 달은 더 걸려"

공소청 출범 이후 공판 인력 부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박은정 의원은 법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1재판부 1공판검사' 배치 계획을 거론하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의 인력 운영 실태를 물었다. 앞서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에 맞춰 형사부 등의 검사 정원을 공판부로 재배치해 공소유지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이 "한 검사가 2개, 3개 재판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 맞느냐"고 묻자 박 청장은 "현재 1공판검사당 평균 약 1.4개 재판부를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청장은 재판부마다 사건 수와 업무 부담이 다르다고 설명하면서도 인력 부족을 인정했다. 그는 "당연히 공소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인원을 추가하고 지원할 계획"이라면서도 "지금 인력 사정이 좋지 않아 1공판검사당 1.4개 재판부를 담당하는 체제로 몇 달은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향연 서울서부지방공소청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광역공소청(옛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향연 서울서부지방공소청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광역공소청(옛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기소계획 문서 유출 조사·대북송금 수사관 인사도 쟁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공개한 기소계획 문서의 유출 경위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향연 서울서부지방공소청이 문서 작성 당시 근무했던 검사들을 조사하지 않고 현재 재직 중인 직원만을 상대로 유출 여부를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청장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검사와 직원들을 조사했지만 유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근무자들에 대한 조사는 대검찰청의 진상조사 소관"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시에 있었던 사람을 상대로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아무도 조사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 청장은 "대검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관여했던 수사관의 인사 배치도 논란이 됐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수사기록 허위작성 의혹을 받는 수사관이 수원지방공소청 총무과에서 인사업무를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봉현 수원지방공소청장은 해당 수사관이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인사업무가 기피 업무이고 경험자가 많지 않다는 점을 배치 배경으로 설명했다.

AD

김 의원은 수사기록 작성 경위에 의혹이 제기된 수사관이 인사와 근무평정 등을 담당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서 위원장도 인사 배치의 적절성을 검토해 대책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