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폭발' 수사도 오락가락"…경찰·중수청·공수처 '핑퐁' 조짐
李대통령, 일반이적 등 혐의로 고발 당해
고발인 조사 하루 전까지 관할 혼선 빚어
"관할 따지다가 증거인멸·2차 피해 발생"
경찰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고발인 조사를 연기하려다 돌연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기관 간 관할 문제를 정리하지도 않은 채 수사에 착수했다가 혼선을 빚은 것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이후 수사 조정 체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안보수사2대는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한 고발 사건의 고발인 조사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고발인에게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군 지휘부가 일반이적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인 만큼 경찰의 수사 관할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였다. 결국 경찰은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할 문제를 각각 협의한 끝에 1시간20여분 만에 예정대로 경찰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다시 알렸다.
조사 일정이 갑작스럽게 흔들린 발단은 일반이적 혐의로 이 대통령이 고발된 유사 사건이 중수청에 배당됐다는 언론 보도였다. 이를 접한 경찰은 이번 사건 역시 중수청에 넘겨야 한다고 판단해 뒤늦게 관할 검토에 나섰다. 일반이적 등 내란·외환 관련 범죄는 중수청의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 동시에 현직 대통령과 현역 군인이 피고발인에 포함돼 공수처 수사 대상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수청은 해당 사건의 고발 시점이 '중수청 개청 이전'이기 때문에 통보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공수처 역시 관할 여부를 계속 검토하되 우선 경찰이 수사를 진행해도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고발인은 "경찰이 수사해도 되는지조차 사전에 명확히 파악하지 못해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했다"며 "현직 대통령이 피고발인에 포함돼 수사를 회피하거나 떠넘길 의도가 아니었을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향후 수사기관 간 관할이 겹치는 사건에서 수사 난맥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중수청법 시행령은 사건 통보·이첩 절차와 판단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만, 기관마다 해석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특히 이번처럼 통보 대상 여부조차 사전에 판단하지 못하면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관 간 관할 다툼을 조정할 협의체도 내년 2월에야 가동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실무 협의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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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수사기관 사이를 오가는 과정에서 증거 확보가 지연되거나 수사가 장기화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건 관계인에게 돌아간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관할을 조율하는 동안 수사관도 의욕적으로 수사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피의자의 증거 인멸 위험성도 커진다"며 "모든 피해는 사건 관계인에게 돌아가는 만큼 먼저 사건을 접수한 기관이 수사를 계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른 기관이 이첩을 요구할 경우 지체 없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사 현장에서는 국가기관 전산망이나 국가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범죄의 관할 범위를 놓고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사건의 유형과 접수 시점에 따른 적용 기준까지 확인해야 해 일선 수사기관의 판단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관할 문제에 대해선 경찰 또는 중수청이 각각 접수한 사건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검토하고 본청 단위에서도 실무자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에도 대상 범죄에 대한 해석이 조금씩 바뀌고 있고 관련 업무 연락이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수청이나 공수처가 관할 범죄에 대해 우선권을 가진 만큼 관할 여부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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