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해킹 위협 커지자…금융보안원, 내년 예산 첫 1000억 돌파
내년 예산 15% 늘린 1100억원대 편성 추진
분담금 인상에 난색 금융사도 증액으로 선회
AI 탐지·방어 강화…중소형사 보안 지원 확대
금융권을 겨냥한 인공지능(AI) 기반 해킹 위협이 거세지면서 금융보안원의 내년도 예산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잇따른 금융권 해킹 사고에서 침해 정황 파악과 피해 확산 방지에 핵심 역할을 해온 금융보안원은 AI 기반 탐지·방어체계 구축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보안원 이사회는 최근 AI 보안 투자 확대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5% 늘린 1100억원대 규모로 편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예산 증가율인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 예산 증액의 핵심은 AI 보안 투자 확대다. 보안 점검과 관제 등 주요 업무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비와 AI 서비스 이용료 등 'AI 예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금융보안원 예산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분담금 형태로 부담하는 구조다. 그간 분담금 인상에 난색을 보여온 금융회사들도 잇따른 해킹 사고로 보안 투자 필요성이 커지자 증액에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외부 연계 시스템을 파고드는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신한은행의 대출모집인 접속 시스템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토스페이먼츠의 가맹점 등 금융 서비스의 '약한 고리'를 겨냥한 해킹 사고가 대표적이다. 금융회사가 내부 보안망을 강화하더라도 외부 접점이 뚫리면 고객정보 유출 등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노리는 공격에 AI 에이전트가 활용돼 공격이 자동화되고 속도까지 빨라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안 대응체계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보안원은 이에 'AI는 AI로 막는다'는 기조 아래 선제적 방어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AI를 활용해 잠재적 보안 취약점을 사전에 찾아내고, 실시간 관제로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등 탐지·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내년 1월부터 AI 기반 보안체계를 본격 가동해 사고 발생 후 수습하는 사후 대응이 아닌, 침해 시도를 조기에 찾아내 차단하는 예방 중심의 보안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지원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은행과 증권·보험·카드사뿐 아니라 저축은행, 법인보험대리점(GA) 등 중소형 금융회사까지 보안 점검과 취약점 개선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 시스템이 촘촘하게 연결된 상황에서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 취약점이 금융권 전체의 위험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을 보강해 금융권 전반의 방어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보안 전문인력도 꾸준히 늘린다. 금융보안원은 지난해 15명, 올해 30명을 채용한 데 이어 내년에도 20명 안팎을 충원할 계획이다. 다만 인력 확대에만 의존하기보다 AI 기술 투자를 강화해 보안 대응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다.
금융권의 '공동 방패'로서 금융보안원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은 대의원사와 이사회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12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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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금융권 연쇄 해킹 사고는 이날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상원 금융보안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가운데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보안 투자와 내부통제 실태 등에 대한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가 맞물린 만큼 국감 대응이 향후 거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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