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AI로 배달시간·가게 위치 정확도 높여
부릉, AI로 라이더 배차·묶음 주문 동선까지 최적화
앞으로 지역 전체 배달망 최적화 중요
배달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과거 배달 플랫폼의 기술 경쟁이 얼마나 빠르게 주문을 연결하고 배달하느냐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언제 도착하는지', '어디에서 픽업해야 하는지', '어떤 라이더가 어떤 순서로 배달해야 하는지'까지 AI가 판단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배달 서비스의 경쟁 기준이 속도에서 '예측과 운영의 정확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9일 배달 플랫폼 부릉에 따르면 지난 7월 AI 배차를 적용한 17개 지역을 분석한 결과, 배차 후 라이더가 상점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기존 12.7분에서 9.2분으로 3.5분 줄었다. 약 30% 단축된 수치다. 서울 중랑구 지역의 경우 40분 이내 배송 완료율도 AI 배차 도입 이후 9.4%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릉은 배달대행 영역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AI 자동배차 시스템 '부릉플러스'를 통해 실제 배달 현장에서 어떤 라이더에게 주문을 배정하고, 여러 주문을 어떤 순서와 동선으로 수행할지를 최적화하고 있다. 부릉 관계자는 "부릉의 AI 배차는 단순히 한 건의 주문을 가까운 라이더에게 연결하는 것을 넘어 지역 내 주문과 라이더의 이동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AI가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거리, 배차 선택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는 점은 배달 시장 1, 2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도 마찬가지다. 배민은 고객이 주문할 때 안내받는 예상 배달 시간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배달 상황과 가게별 특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예상 도착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배민이 공개한 분석에서는 AI 기반 배달 시간 예측을 적용했을 때 고객에게 안내한 시간 범위 내 배달 완료 비율이 기존 30%에서 52%로 높아졌다.
쿠팡이츠는 AI로 배달파트너에게 주문을 배정하는 방식 자체를 고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 배달파트너에게 주문 한 건을 제안하는 '즉시배정' 방식을 운영했지만, 최근 부산 지역에서 여러 주문을 배달파트너에게 동시에 보여주고 시스템이 최종 배정하는 '오픈배정'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여러 파트너가 같은 주문을 요청할 경우 최종 배정은 AI 시스템이 거리와 배달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AI 배차가 고도화되면서 향후 배달 플랫폼의 경쟁은 개별 주문을 얼마나 빨리 처리하느냐를 넘어 지역 전체의 배달 흐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어느 지역에 주문이 몰리는지, 어느 지역에 라이더가 부족한지, 어떤 주문을 어떤 라이더에게 연결해야 전체적인 지연을 줄일 수 있는지, 여러 주문을 어떤 순서로 수행해야 이동 거리를 줄일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주문 데이터뿐 아니라 라이더 위치, 이동 경로, 시간대별 물동량, 도로 상황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특정 단계만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전체 배달 흐름을 최적화하는 AI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지역별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배차와 경로까지 함께 최적화하는 기술이 배달 플랫폼의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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