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건 중 49건 조사기간 초과…최장 911일 걸려
예비조사 2년 10개월째 진행…절반 이상 착수·완료일 관리 부실

연구부정 의혹을 조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정부 지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부정 사건 10건 중 6건은 조사기간 6개월 원칙을 지키지 못했고, 일부 사건은 예비조사만 2년 10개월째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부정 여부를 신속하게 가려 연구성과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할 조사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관리한 연구부정 사건 83건 가운데 조사기간이 6개월을 넘긴 사건은 49건(59.0%)이었다. 6개월 이내에 처리된 사건은 30건(36.1%)에 그쳤으며, 나머지 4건은 제보가 철회됐다. 조사기간이 6개월 이상 1년 이내인 사건은 27건, 1년 이상인 사건도 22건에 달했다. 집계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도 포함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가운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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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은 예비조사 착수부터 최종 판정까지 모든 조사를 원칙적으로 6개월 이내에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 기반 유방암 증상 관리를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관련 사건은 최종 판정까지 911일(약 2년 6개월)이 걸렸다. 조사 결과 연구부정행위가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

예비조사 단계의 지연은 더욱 심각했다. 지침상 예비조사는 신고 접수 후 30일 이내에 착수하고, 착수 후 30일 이내에 완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현재 조사 중인 22건 가운데 재조사 3건을 제외한 19건 모두 신고 접수 후 60일이 넘도록 예비조사가 끝나지 않았다. 이 가운데 5건은 신고 이후 1년 이상 경과했다.


가장 오래된 사건은 2023년 11월 29일 접수된 부당한 저자 표시 관련 의혹으로, 지난 1일 기준 1037일(약 2년 10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예비조사가 진행 중이다. 2024년 5월 접수된 또 다른 사건도 854일째 예비조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사기간을 관리하기 위한 기본 정보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전체 83건 가운데 예비조사 착수일 또는 완료일을 확인할 수 없는 사건은 47건(56.6%)이었다. 착수일과 완료일을 모두 확인하지 못한 사건도 34건(40.9%)에 달했다. 조사 단계별 소요기간을 파악하기 어려워 지연 원인을 점검하거나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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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연구부정 조사를 엄정하게 하는 것과 몇 년씩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6개월 조사 원칙을 세워놓고 절반 이상의 사건이 이를 넘긴다면 원칙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비조사부터 최종 판정까지 단계별 기한을 철저히 관리하고, 장기 지연 사건은 전문기관이 직접 진행 상황과 지연 사유를 점검하는 등 조사기간을 실질적으로 단축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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