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물 집으로 가져가고 경찰엔 부인
지노위·중노위 "해임 과도" 판단
法 "고의적 횡령… 신뢰관계 훼손"

승객이 열차에 두고 내린 현금과 명품 지갑 등을 몰래 가져간 SRT 객실장을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양상윤)는 SRT 운영사 SR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임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한 과도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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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R 소속 객실장 A씨는 2024년 SRT 열차의 종착역에서 승객과 유실물을 확인하던 중 청소원으로부터 승객이 놓고 내린 가방을 건네받았다. 가방에는 현금 120만원과 일본 돈 4000엔, 시가 55만원 상당의 몽블랑 지갑, 무선 이어폰, 신분증 등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A씨는 이를 유실물센터에 맡기지 않고 집으로 가져갔다.


A씨는 유실물을 가져간 다음 날 철도특별사법경찰대로부터 습득 여부를 묻는 연락을 받고도 이를 부인했다. 경찰이 열차 내부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고 알린 뒤에야 물품을 가져간 사실을 인정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A씨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초범인 데다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SR은 A씨의 비위행위에 대해 자체 감사 결과 심의위원회의 정직 요구보다 무거운 해임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가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해임이 부당하다는 손을 들어줬다. SR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같은 판단이 나오자 이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SR 손을 들어줬다. A씨의 비위가 중대하고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해임이 정당하다고 봤다. 승객 유실물을 확인해 인계하는 일은 객실장의 기본 업무인데, A씨는 오히려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유실물 관리체계를 형해화하는 중대한 비위행위"라며 "회사와 신뢰 관계가 고용을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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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수위도 회사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SR의 징계기준은 고의성이 있고 비위 정도가 중한 경우 파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회사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해임을 결정한 만큼 징계기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 "감사 결과 심의위원회의 정직 요구는 징계위원회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결정이 아니고, 대표이사 표창에 따른 징계 감경도 의무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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