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의사, 형사재판선 무죄
의료진이 제때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 환자 상태가 나빠진 원인 중 하나라면 의료진이 반대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사망과의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숨진 A씨의 유족이 B 학교법인과 이 법인 병원 의사 C·D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폐암 수술 이력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던 A씨는 2018년 2월19일 몸이 부어 이 병원에 입원했다. 당직의 C씨는 같은달 23일 밤 A씨의 산소포화도가 최대 80% 정도로 확인되자 산소 투여량을 늘렸고, 24일 새벽에는 산소마스크로 바꿔 분당 10ℓ까지 늘렸다.
A씨의 의식은 24일 오전 9시께 혼미 상태로 나빠졌다. 동맥혈가스검사는 고농도 산소요법 시작 약 12시간20분 만인 오후 4시9분께에야 이뤄졌고, 체내에 이산화탄소가 과다하게 쌓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같은 날 심정지에 빠진 뒤 다음달 12일 숨졌다.
1심은 과실과 인과관계를 모두 인정하되, A씨의 기존 질환을 고려해 피고들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2심은 피고들 패소 부분 취소, 원고들 청구 모두 기각했다. 진료지침은 권고사항이고 산소포화도가 95%까지 개선된 점 등에 비춰 과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과실이 있더라도 고령과 중증 기저질환을 고려하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망의 결과가 위 피고들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할 만한 증명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COPD 진료지침에 산소요법 시작 30~60분 뒤 동맥혈가스검사를 하도록 적혀 있고, 감정의도 이를 무리한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점을 들어 과실을 인정한 것이다.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환자 측이 진료상 과실과 그 과실이 손해를 낳을 개연성을 증명하면 인과관계를 추정해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제했다. 감정의는 의식 악화의 원인으로 이산화탄소혈증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고, 동맥혈가스분석을 자주 했다면 비침습적 인공호흡기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는 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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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치의 D씨는 같은 사안으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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