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강도사건 저지르고 도주
교통사고로 사망한 형 신분 도용
형의 옛 연인 증언에 덜미

중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남성이 숨진 쌍둥이 형의 신분을 도용해 19년간 숨어 살다가 형의 옛 연인의 증언으로 덜미를 잡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02년 중국 동부 저장성 위환시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7명은 피해자를 납치하고 현금과 귀중품을 빼앗았다. 경찰은 용의자 6명을 신속하게 검거했지만, 나머지 한 명인 천씨는 도주했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그를 찾지 못했고 사건은 결국 장기 미제 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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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경찰은 중부 안후이성으로부터 천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의 호적도 말소돼 수사당국은 도주범 천씨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종결했다.

수사는 올해 4월 새로운 제보가 들어오면서 다시 시작됐다. 한 남성이 숨진 쌍둥이 형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건을 다시 맡은 수사관 룽위원은 천씨의 가족관계와 개인 정보, 공식 기록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2007년 천씨가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 지 불과 9일 만에 그의 형제로 알려진 인물이 이름 변경을 신청한 사실을 발견했다.


경찰은 두 형제의 과거 신분증 사신을 비교했다. 이들의 외모는 거의 같았지만 얼굴의 미세한 특징과 표정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이 차이는 실제로 살아남은 사람이 누구인지 의심하게 되는 단서가 됐다.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안후이성으로 향했다. 그러나 천씨의 어머니와 여동생, 마을 주민들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현지 호적 담당 기관과 교통경찰, 장례식장에 보관된 공식 기록에도 모두 천씨가 사망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경찰은 사고 원본 기록마저 확보하지 못해 의심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족들로부터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한 경찰은 숨진 형의 전 여자친구를 찾아 나섰다. 덩씨로 알려진 이 여성은 형과 교제했으며, 사고로 형이 사망하기 전 결혼 얘기도 오가고 있었다.


경찰은 덩씨에게 관련 법률과 정책을 설명하며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결국 덩씨는 2007년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도주범 천씨가 아니라 그의 쌍둥이 형이었다고 확인해줬다. 경찰은 이후 당시 교통사고 기록도 다시 살펴봤고, 신분을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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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수사 끝에 천씨가 중국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6월 그를 검거했다. 체포 당시 천씨는 숨진 형의 신분으로 생활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정착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체포 후 천씨의 생물학적 시료를 채취해 2002년 강도 사건 당시 확보한 증거와 대조했다. 결국 두 자료가 일치하면서 그의 신원이 확인됐다. 천 씨는 중국 형법에 따라 징역 3~10년 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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