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해임 부른 인터뷰, 비서실장이 주선
중간선거 앞 뒤숭숭한 백악관 "책임 떠넘기기 본격화"

변호사 자격 사칭 논란 등으로 닷새 만에 사임해 '최단명 백악관 대변인'이라는 오명을 쓴 케이티 제커라이어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사실상 '백악관 실세'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이 덫을 놓은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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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재커라이어가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션 해니티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데 와일스가 관여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해니티는 제커라이어에게 첫 브리핑에서 제대로 된 질의응답을 하지 못한 것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않고도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한 경위 등을 물었다. 재커라이어는 ”법률 전문가에게 상의했더니 변호사라 해도 된다는 답을 들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재커라이어는 다음날인 16일 오전에도 폭스뉴스에 출연했지만, 또다시 매끄러운 대응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고는 같은 날 오후 해임됐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와일스와 대니엘 앨버레즈 대변인이 재커라이어를 해니티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를 "윗선이 승인한 공격(sanctioned hit)"이라고 표현했다.


케이티 재커라이어 전 백악관 대변인. AP뉴시스

케이티 재커라이어 전 백악관 대변인.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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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커라이어의 백악관 대변인 낙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었다. 와일스 실장과 거의 상의를 하지 않아 백악관 내에서 '와일스 패싱'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얼음 아가씨'라는 별명을 가진 와일스는 대선 전부터 트럼프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으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가 다른 비서실장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고, 믿을 만한 이들에게 와일스의 평판에 관해 묻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백악관 안팎에서 공공연히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재커라이어의 사임 뒤에 와일스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추측에 불과하다. 창의적이지도 못한 소설"이라며 "케이티는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았으며, 새로운 자리에서 대통령을 계속 보좌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뉴스 측도 "해니티는 30여년 간 인터뷰 대상자와 할 질문을 스스로 정해왔다"며 와일스가 재커라이어의 방송 출연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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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한 가운데 재커라이어의 닷새 재임은 백악관 내부의 혼란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책임 떠넘기기가 본격화하고, 참모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특징이 됐던 배신과 암투를 연상시키듯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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