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공화당 최대 후원자 등극
자체 사업적으로도 도움된다는 분석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공화당에 2억7600만달러(약 37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3억달러를 기부하며 공화당의 '큰손'으로 불렸던 머스크는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불거진 뒤 한동안 제3당을 직접 만들어 정치 활동에 나서겠다고 했다가 다시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미국 중간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머스크가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원투수'로 떠오르자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와 관계회복한 머스크, 다시 공화당 큰손으로
머스크 CEO는 지난해 5월 정부효율부(DOGE)에서 사실상 쫓겨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2024년 대선 기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양자'로까지 불렸지만, 백악관 참모들이 그를 맹공하면서 공화당과의 사이도 틀어졌다. 이후 머스크는 소셜미디어(SNS)에 제3당 창당 의사를 밝히며 큰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미국의 우파 사회운동가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우군이었던 찰리 커크가 유타주에서 공개 강연 도중 총격을 받아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머스크는 제3당 창당 구상을 접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도 끝낸 채 다시 공화당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달라진 점도 있다. 머스크는 공화당에 거액을 기부하면서도 예전처럼 공화당 전당대회에 직접 나서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의 직접적인 정치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해 테슬라 투자자들이 강하게 요구했던 정치 활동 중단 약속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머스크가 정계 활동을 하는 동안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그의 회사에서 많은 임원이 퇴사하고 경영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적은 곤두박질쳤고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이 때문에 머스크는 현재 상대적으로 매우 조용하게 정치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민주당은 이를 크게 경계하는 분위기다. 지난 대선 당시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자한 이후 트럼프 지지율이 급등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지만, 머스크가 거액을 후원하고 직접 연사로 나서 지지 연설을 하면서 선거 판세가 크게 바뀌었다.
이번 선거는 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여파로 공화당에 상당히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머스크의 후원 이후 공화당에 많은 자금이 몰리면서 판세를 확신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공화당이 모은 후원금은 11억달러, 민주당은 6억달러 정도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30%까지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머스크가 트럼프의 손을 들어준 배경은 미국 정재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머스크의 지원은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머스크, 다시 트럼프와 손잡은 이유…정치·사업적 손익 계산
머스크가 다시 트럼프 대통령과 손을 잡은 이유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우선 이란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졌어도 민주당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인식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까지 떨어진 만큼 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 의석수 전망이 나올 것으로 예측됐지만, 막상 판세는 아직까지 상당히 팽팽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공화당 표밭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민주당이 확실한 우위를 잡았다는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머스크의 정부효율부 경험이 현재 그의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에서 일했던 직원 가운데 스타트업 창업에 나선 이들이 적지 않은데, 머스크의 이름만 붙여도 투자 유치가 매우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타트업들이 머스크가 정부효율부를 떠난 이후 우리 돈으로 약 5000억원을 손쉽게 조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머스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스페이스X의 경우, 그가 정부효율부에 몸담았고 지인인 재러드 아이작먼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에 앉힐 수 있었기 때문에 정부 규제를 받지 않고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계속되는 만큼, 그를 후원하는 것이 자신의 사업에도 유리한 투자라는 계산이 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다시 양자로 삼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지원을 크게 반기고 있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빅테크 기업 대표들에게 국가과학훈장을 직접 수여하면서 머스크를 극찬하는 모습이 중계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머스크를 미국의 국보라고 치켜세우며 "현대의 토머스 에디슨인 내 친구"라고 불렀다. 또 미국 국익 증진에 가장 크게 기여한 미국인이자 공상과학을 현실로 만든 천재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함께 나온다. 매 선거 때마다 자신감이 넘쳤던 트럼프 대통령조차 이번 선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미국에 대공황이 올 것이라며 공화당 지지를 강하게 호소한 것이 화제가 됐다. 오하이오주는 대표적인 공화당 표밭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후보보다 11% 이상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이다. 이런 지역에서조차 강한 호소에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쉽지 않은 싸움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다가오는 중간선거, 아직도 예측 안되는 판세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다시 손을 잡고 선거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이번 중간선거 판세는 안갯속에 빠져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미국에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잘 믿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 부동층도 상당한 것으로 예상돼, 실제 선거가 치러져야 결과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당과 언론 매체들이 앞다퉈 여론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조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정작 유권자들의 응답률은 매우 낮아지고 있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받자마자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전화 기반 여론조사가 많아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미국 주요 매체들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민주당 지지율이 공화당보다 5% 정도 높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 수치가 정확한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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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 언론 매체들은 2016년 이후 2020년, 2024년 여론조사에서 모두 예측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를 믿지 말고 자신을 지지하면 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는 안티도 많지만 그만큼 인기도 많은 인물이다. 미국에서는 성공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명성이 높고, 젊은층 사이에서는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머스크의 지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승리로 이어진다면, 앞으로 머스크가 공화당 내 주요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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